광주가 낳은 불세출의 스타 이종범(KIAㆍ39)과 박재홍(SKㆍ36)이 팀의 우승을 놓고 고향에서 맞붙는다.

KIA와 SK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16일 광주구장에서 팬들은 둘에게 시선을 집중할 수 밖에 없다. 둘 다 광주가 고향인데다 양 팀의 간판타자이기 때문이다.

이종범과 박재홍은 광주 서림초,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다. 이종범이 '바람의 아들'로 불리며 90년대 해태의 전성기를 이끌었다면 '리틀 쿠바' 박재홍은 90년대말 현대 전성기의 중심에 있었다.

한시대를 풍미하고 지금은 팀의 최고참 타자로 후배들을 다독이는 자리에 섰다. 이종범이 3차례 우승경험을 가졌고, 박재홍은 4차례나 돼 둘의 풍부한 빅 매치 경험도 팬들이 기대하는 대목. 둘 다 톱타자로 나설 수도 있기 때문에 양팀의 공격 선봉 맞대결도 기대된다.

이종범의 카리스마는 큰 경기 경험이 없는 KIA 선수들에게 희망과도 같다. 이종범은 지난 93년과 해태의 마지막 우승인 97년 두차례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할 정도로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중 순간 순간에 이종범의 행동과 말 한마디가 KIA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재홍 역시 큰 경기에 강한 체질. 지난 14일 열린 두산과의 PO 5차전서 1회말 톱타자로 나서 선제 솔로포를 터뜨리며 '형님'의 역할을 확실히 보여줬다. 그 홈런을 필두로 SK 타자들은 두산 마운드를 폭격해 14대3의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SK가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할 때도 박재홍의 역할이 컸다. 2년간 한국시리즈에서 3할4푼3리(35타수 12안타)를 기록했다.

이종범이냐 박재홍이냐. 야구 나이로는 '황혼'에 선 고향 선후배들의 자존심 대결이 볼만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