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신산(神算)' 이창호 9단이었다.

하마터면 세계대회 최초로 중국 기사들끼리의 4강전이 될 뻔한 아찔한 순간에 이창호 9단이 대 역전극을 펼쳤다.

14일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열린 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우승상금 2억5000만원) 8강전에서 중국은 5명의 기사중 3명이 4강진출에 성공했다.

반면에 3명이 도전한 한국은 이창호 9단만이 나홀로 4강전에 오르는 위기에 봉착했다.

이날 흑을 쥔 이창호 9단은 중국의 저우루이양 5단을 맞아 거의 다 졌던 바둑이었으나, 종반 집념의 끝내기로 따라붙어 286수만에 행운의 반집승을 거뒀다.

박영훈 9단과 허영호 7단은 중국의 콩지에 9단과 치우쥔 8단의 벽을 넘지못하고 8강에서 주저앉았다. 박 9단은 162수만에 흑으로 불계패, 허 7단 역시 230수만에 흑을 쥐고 불계패를 당했다. 후지쓰배의 사나이로 꼽히는 박 9단은 콩지에 9단에게 세계대회 5전 전패의 치욕에 빠졌다.

중국 바둑랭킹 1, 2위끼리 격돌한 구리 9단 대 천야오예 9단의 대국은 흑을 쥔 구리 9단이 대마 30돌이 잡히고도 역전 불계승을 따냈다.

이날 대진추첨결과, 삼성화재배 4강전은 이창호 9단 대 치우쥔 8단, 구리 9단 대 콩지에 9단이 격돌한다. 4강전은 오는 11월 2일과 4, 5일 사흘간 3전 2선승제로 중국 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