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턱밑에 있는 대만의 최전방 섬 진먼(金門)섬이 분단의 상징에서 화해의 상징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 1958년 불과 40여일 사이에 50만발의 중국 포탄이 떨어졌던 이곳에 대만 최초의 카지노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진먼 현(縣)정부는 지난 10일 주민 460명이 청원한 카지노 설립 타당성을 심의하기 위해 첫 평가위원회를 개최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이번 청원은 대만 야당인 민진당의 진먼 지부가 주도했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MGM과 미라지, 멜코 크라운, 하라 등 세계적인 카지노 업체들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진먼섬은 지난 2001년 이후 200여만명의 중국 관광객들이 찾았으나, 카지노가 건설되면 훨씬 더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것으로 대만은 예상한다.
진먼 카지노산업발전협회 슝츠싱 대변인은 "진먼섬은 지난 60년간 군부대가 진주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지만 앞으로 카지노가 설립되면 관광객도 늘고 산업도 발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만 영토인 진먼섬은 대만 본섬에서 100㎞ 이상 떨어진 반면 중국 남부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의 해안에서는 불과 6㎞ 떨어져 있다. 이 섬은 1958년 소위 '진먼 포격전'이 벌어져 양측에서 5000명 이상 숨지면서 분단의 상징으로 인식돼왔다.
중국과 대만의 최근 급속한 밀착은 경제와 문화, 과학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는 관세 철폐와 자유무역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안 간 경제협력체제협정(ECFA)의 체결이 임박했다.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대만 국민당의 우보슝(吳伯雄) 전 주석은 지난 5월 "올해 말까지 ECFA를 체결하자"고 합의했다. ECFA는 사실상의 FTA로 간주된다.
문화 분야 협력은 지난 7일부터 타이베이(臺北) 고궁박물관에서 분단 이후 첫 유물 공동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 상징적이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공동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1일 상하이에서 출항한 중국의 남극탐사선 쉐룽(雪龍)호에 대만 과학자 3명이 합류하면서 남극 공동 탐사가 시작된 것이다.
입력 2009.10.14.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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