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용 기자

인천시가 그동안 송도에 운영해 온 전시·관람시설 '인천도시계획관'의 이름을 최근 '컴팩·스마트 시티(Compact·Smart City)'라 바꿨다. 시는 "인천도시계획관이 세계 일류 명품도시인 인천의 이미지와 미래도시에 부합하고, 도시계획의 비전과 목표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며, 동북아 국제도시의 위상에 맞춰 어필할 수 있도록 이렇게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컴팩'이니 '스마트'니 하는 영어를 금방 알아들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알기 쉬운 우리말 이름은 안 되고 굳이 어려운 영어 이름을 붙여야 국제도시의 위상에 맞는다는 걸까.

인천시는 다른 곳에서도 영어를 남발하고 있다. 잉글리시-프랜들리 음식점, 투모로우 시티, 아트센터, 센트럴파크역 …. 그냥 '영어사용 음식점', 미래도시관, 예술회관, 중앙공원역이라 하면 될 것을 꼭 영어로 이름 붙여놓아야 '국제화'가 된다고 인천시는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런 행태는 인천시가 왜 국제도시 또는 명품도시가 될 수 없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국제화·세계화란 서로가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각자 잘 발전시키고 존중하면서 조화롭게 섞여 사는 것이지 내 것을 버리고 남의 것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화도시라면 더더욱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 외국어는 필요할 때 우리말 이름 뒤에 달아주어 외국인들이 알 수 있게만 해주면 된다.

한글의 우수성과 과학성은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한글의 소중함과 국제화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