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사춤으로 서민들을 울리고 웃겼던 공옥진(76)여사가 뇌졸중으로 힘겹게 투병생활을 잇고 있는 가운데 10일 전남 영광군 영광읍 교촌리 자택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1980년대 ‘곱사춤’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공옥진(76) 여사가 11년째 뇌졸중으로 투병중인 사실이 전해졌다.

공옥진 여사는 1998년 뇌졸중으로 한차례 쓰러진 뒤, 2004년 공연을 마치고 나오다 또다시 쓰러졌다. 현재는 뇌졸중으로 왼쪽 몸이 마비돼 전남 영광군 영광읍 교촌리 예술연수소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다.

공 여사는 1980년대 대학 축제의 단골 초대손님이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전통무용가다. 원숭이를 흉내낸 춤이나 곱사춤 등을 접목해 만든 ‘1인 창무극’은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었다.

하지만 현재 공 여사는 현재 연습실 한켠의 4평(약 13㎡)짜리 방에서 홀로 지내고 있다. 지난 1998년 ‘1인 창무극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아, 그를 찾는 제자들도 없는 상황이다.

공연에 나서지 못하는 공 여사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받는 매달 43만원의 생활비와 영광군이 지원하는 연수소 운영비 등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전해들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10일 오전 공 여사를 위로방문했다.

유 장관은 “우연히 여사님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 왔다”며 “항상 생각을 편하게 하시고 희망을 갖고 건강을 찾기 위해 노력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공 여사는 “고맙다”며 “소록도에서 나병 환자들과 손도 잡고 춤도 덩실덩실 추면서 공연할 때 예술 세계를 느꼈다”는 회고를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 여사는 또 “병신춤을 춘다고 중상모략하는 소리를 들을 때 가장 힘들었다”, “조카가 곱사등이였는데 춤을 추는 나에게 곱사춤을 추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추게 됐다”는 등 옛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한편 이 자리에 함께한 정기호 영광군수는 유 장관에게 즉석에서 공 여사의 무형문화재 등록과 20억원이 소요될 유물전시관 건립을 건의했다. 유 장관은 "국악 전문가와 문화재 전문위원 등과 함께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