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의 영어 번역과 감수를 맡았던 정지민(26) 씨가 PD수첩 오역 논란 과정 등을 묘사한 책 '주-나는 사실을 존중한다'를 출간했다.

정씨는 이 책에서 당시 PD수첩이 vCJD(인간 광우병)와 CJD(크로이츠펠트야콥병) 등 핵심 내용들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면서 광우병 위험을 부풀렸다고 폭로한 구체적 정황과 이후 논란 전개 과정 등을 설명했다.

그는 “나는 PD수첩의 내부 고발자가 아닌 피해자이다. 그들은 내가 제대로 감수까지 해 준 번역 내용을 자막을 이용해 변질시켰을 뿐 아니라, 번역한 내용을 통해 내가 알고 있는 사실들을 아예 무시하거나 왜곡했기 때문이다”라며 “PD수첩은 그 어떤 공익적인 목적도, 결과도 없었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또 방송 이후 각 언론사 및 기자들에 대한 시각을 솔직하고 신랄하게 묘사하고 있다.

특히 문화 평론가 진중권씨에 대해서는 조롱과 경멸 수준의 평가를 내려 논란도 예상된다.

정씨는 "그의 말이나 글 내용을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기본적인 논리력은 있으니까 유명인사겠거니 했었다"면서도 "진중권이 아침 일찍부터 PD수첩 게시판에 올렸다는 글을 누군가 옮겨온 것을 보았다. 스스로 나름대로 날카롭다고 생각하고 쓴 글 같아서 폭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씨가 중앙대 겸임교수 지위를 박탈당하자 '정부의 압력' 운운한 것과 관련, "그 어느 정부에서 저런 수준의 발언을 갖고 외압을 행사하겠는가"라며 "무시의 대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자격이 미달될 경우 자리가 박탈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학교 측에서 내세운 이유를 떠나서 결과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까지 했다.

정씨는 이 책에서 PD수첩 제작진이나 PD수첩을 옹호한 네티즌들에 대해서도 실명을 거론하며 부정적으로 묘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