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축구계의 흐름을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게 아프리카 국가들의 약진이다. 경제적으로 낙후돼 있고, 변변한 리그, 제대로 된 축구 인프라도 갖추지 못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유럽과 남미 강팀들을 제치고 돌풍을 일으키곤 한다. 특히 23세 이하 선수가 출전하는 올림픽,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에서 이들의 선전이 더욱 두드러진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청소년월드컵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헝그리 정신'

 ▶축구는 빵이다

경제적으로 뒤처져 있고, 사회적으로 불안한 아프리카 사회에서 축구는 성공을 위한 지렛대다. 브라질 대도시의 빈민가 소년들이 축구에 매달리듯 아프리카 국가의 소년들에게 축구는 곧 빵을 의미한다.

17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박경훈 전주대 교수는 "역설적이지만 배고픔이 아프리카 축구 발전의 원동력이다. 어릴 때부터 축구에 올인하다보니 비슷한 연령대의 다른 대륙 선수들보다 일찍 축구를 깨우치는 것 같다"고 했다. 변변한 놀이가 없다는 점도 축구에 집중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세계 축구를 이끌어가고 있는 유럽축구도 아프리카를 주목하고 있다. 유망주들은 곧바로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리그 클럽으로 스카우트된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프리카 국가 선수 대다수는 유럽 리그에 적을 두고 있다. 비록 아직은 하부리그에서 주로 뛰고 있으나 경기 경험이 풍부한 이들은 성인에 버금가는 경기력을 갖추고 있다.

▶눈에 띄면 성공한다

아프리카 선수들의 뛰어난 신체조건과 타고난 유연성은 신의 선물. 유럽과 남미 선수들이 갖지 못한 장점을 갖춘 것이다. 여기에 개인기가 더해져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청소년월드컵은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유럽 클럽의 스카우트들이 2년 마다 대회 개최지로 모여든다.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면 몸값이 올라가고, 더 높은 리그로 가는 길이 열린다. 청소년월드컵은 아프리카 선수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릴 수 있는 무대다. 이런 요인들이 아프리카 선수들에게 확실한 동기를 부여하고, 뛰어난 경기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한계도 있다

탁월한 개인기와 유연성은 분명 강점이다. 그러나 한계도 뚜렷하다.

개인기를 앞세우다보니 조직력에 허점이 있다. 박경훈 전주대 교수는 "아프리카 선수들은 집요하게 따라붙거나 협공을 하면 제풀에 나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 돌파가 무산되면 자포자기하곤 한다"고 했다.

축구 인프라가 떨어지다보니 어린 시절 체계적으로 축구를 익히지 못한 탓이다. 분위기에 휩쓸리는 약점도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뛰어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우승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 역대 성적 

연도

개최지

우승

준우승

3위

4위

1977

튀니지

소련

멕시코

브라질

우루과이

1979

일본

아르헨티나

소련

우루과이

폴란드

1981

호주

서독

카타르

루마니아

잉글랜드

1983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폴란드

한국

1985

소련

브라질

스페인

나이지리아

소련

1987

칠레

유고슬라비아

서독

동독

칠레

1989

사우디아라비아

포르투갈

나이지리아

브라질

미국

1991

포르투갈

포르투갈

브라질

소련

호주

1993

호주

브라질

가나

잉글랜드

호주

1995

카타르

아르헨티나

브라질

포르투갈

스페인

1997

말레이시아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아일랜드

가나

1999

나이지리아

스페인

일본

말리

우루과이

2001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

가나

이집트

파라과이

2003

UAE

브라질

스페인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2005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브라질

모로코

2007

캐나다

아르헨티나

체코

칠레

오스트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