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악몽일까? 길몽일까? |
"다른 감독들은 다 길몽을 꾼다던데, 난 얼마나 무서웠는지 몰라."
SK 김성근 감독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꿈'을 꿨다. 그런데 흔히 대업을 앞두고 꾸는 길몽이라기엔 내용이 무섭다. KIA 조범현 감독이 올시즌 우승을 예감하는 길몽을 꿨고 두산 김경문 감독 또한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행운의 꿈을 꾼 적이 있다고 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의 꿈은 땀을 흠뻑 흘리며 잠에서 깰 정도로 무서웠다.
김 감독은 "감옥이었어"라며 꿈이야기를 시작했다. "꿈에 길을 가고 있는데 갑자기 총을 든 무리가 다가와서 우리를 잡아갔어. 친한 야구인들도 같이 있었는데 다들 영문도 모른 채 잡혀갔지. 나중에 자세히 보니 우리를 잡아가는 사람들이 북한 군인들인거야. 이거 큰일났다 싶었지"라는 김 감독은 며칠간을 감옥에 잡혀 있었단다. "그런데 날짜가 지나니까 마음이 급해지잖아. 플레이오프 경기 해야되는데 여기 계속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 간수한테 '나 좀 내보내달라'고 했어. 그랬더니 감독관 같은 사람한테 데려가더군. '뭐하는 사람인데 내보내달라고 하냐'고 해서 야구 감독이라고 했더니 갑자기 서류 뭉치를 꺼내서 검토를 하는거야."
감독관이 서류 뭉치를 한참 꺼내서 들여다보기만 하자 김 감독은 도대체 무슨 기록을 검사하는 걸까 궁금해졌단다. 그래서 슬쩍 쳐다보고는 꿈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허허. 딱 보는데 굉장히 익숙한 서류야. 바로 전력분석 한다고 내가 열심히 작성하고 보고 또 보고 했던 서류였던거지. 그것을 보는 순간 '아, 꿈이구나'하면서 깼어. 일어나니까 땀을 얼마나 흘렸던지…"라고 웃은 김 감독은 "내가 PO를 앞두고 얼마나 압박감에 시달렸으면 감옥에 갇히는 꿈을 꿨을까"라며 스스로 해몽을 했다.
"김광현, 송은범, 전병두 3명이나 빼고 경기를 하게 됐으니 머리는 아프지, 방법은 안 보이지, 그런 마음이 자면서도 날 짓누른거지. 내가 지금 속이 얼마나 타는지 이해가?"라는 김 감독. 꿈은 반대라는 말도 있다. 과연 김 감독의 악몽이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길몽이 될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