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T―뉴스 박현민 기자] 지난 9월 25일 경남 거제시 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2009 슈퍼모델 선발대회'에는 8등신 팔방미인 슈퍼모델들이 무대를 가득 메웠다.

그중 이국적인 외모로 유독 눈에 띄었던 김은지는 모델답지 않은 털털함과 자유분방함으로 정우개발 특별상을 수상하며 TOP11에 랭크됐다. 2009 슈퍼모델 대표로 매력녀 김은지를 만나 '2009 슈퍼모델 선발대회' 무대밖 이야기와 그의 일상ㆍ미래를 들여다봤다.

▶ 민낯 때문에 서로를 몰라봐?

화면을 통해 보는 '슈퍼모델 선발대회'는 그 자체만으로 화려하고 매혹적이다. 하지만 그 화려함의 이면에는 호기심 왕성하고 놀기 좋아하는 32명의 평범한 여고생 혹은 여대생들이 있었다.

김은지는 "흔히 모델이라고 하면 모두 새침하고 도도하고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르다. 친자매만큼이나 가깝게 지냈고, 친구들처럼 수다를 떨어 서로 잘 안다"라고 살짝 털어놨다.

선발대회 숙소는 대중이 상상하는 것처럼 화려하지는 않다고.

그는 "상황에 따라 화장을 모두 지운 채 생얼로 만나야 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는 서로를 몰라봐서 당혹스러웠다. 나쁜 시력 때문에 나도 돗수 높은 안경을 써야했다. 경비나 경호원들이 자꾸 '누구냐'고 물어 당황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인터뷰 중간 중간 호탕한 웃음을 선보이며 털털한 매력을 자랑하던 김은진은 본선 진출 모델들 사이에서 '구라언니'라는 별명으로 통했다.

"김구라처럼 솔직하고 거침없이 말들을 내뱉는다고 붙여진 별명이다.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지나치게 활발 솔직한 성격이라 내숭은 꿈도 못꾼다,하하."

▶ 최초 트랜스젠더 모델 최한빛과는 각별한 사이

트랜스젠더 슈퍼모델로 초반부터 화제가 됐던 최한빛. 지나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일반 참가자들에게 '혹시 독이 되지는 않았을까'하는 마음에 '합숙 당시에 최한빛과는 친했느냐?'라고 물었더니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

"최한빛은 내 친한 친구의 후배다. 오기 전부터 잘 챙겨달라는 친구의 부탁을 듣고 왔다. 다행히 같이 1조로 지내게 돼서 함께할 시간이 많았다. 한빛이가 상을 받지 못한 게 너무 안타깝다. 하지만 한빛이라면 분명히 씩씩하게 잘해나갈 거라 확신한다"

8명씩 4개조로 나뉜 출전자들은 각기 템테이션, 익스트림, 로맨틱, 판타스틱이라는 조명을 붙었다. 콘셉트에 맞게 의상과 포즈 등 다양한 끼를 발산했다. 슈퍼모델 1위와 스킨푸드 특별상을 받은 김혜진, 코스모폴리탄 특별상을 받은 우지희, 그리고 김은지ㆍ최한빛이 모두 1조였다.

"1조가 최강조였던 것 같다. 죽음의 1조랄까? 하하. 1등인 혜진이도 1조였고 다른 수상자도 많다. 우리는 팀 명처럼 템테이션(유혹), 그 자체였다."

▶ 변정수 선배가 바로 내 롤모델

거침없고 활발하고, 게다가 끼도 많은 슈퍼모델 김은지의 앞으로의 계획은 어떨까.

김은지는 "아직 연기나 다른 분야로 진출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우선은 착실하게 모델 일을 하면서 한계단 한계단 밟아 올라가고 싶다. 그리고 나중에는 변정수 선배처럼 패션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싶다. (변정수) 선배가 롤모델"이라 말했다.

변정수는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이미 김은지는 변정수를 한 번 마주친 적이 있다.

"가수 비가 나왔던 지난 2008년 '식스투파이브 런칭쇼&콘서트'에서 마주쳤다. 멀리서 다가오시는 데 정말 후광이 보였다. 순간 그대로 멈췄다. 곁을 스쳐가시는데도 신기함 반, 당황함 반에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혹시 변정수 선배가 인사도 하지 않는 건방진 후배로 오해하셨음 어쩌나 그게 걱정이다. 다시 만나뵙게 되면 그때 일부터 사과드리고 싶다."

아직 슈퍼모델이라는 타이틀이 어색하다고 말하는 김은지, 하지만 사진 촬영과 인터뷰 내내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매력을 쏟아냈다. 본인도 주체하지 못하는 다양한 끼와 매력이 '포스트 변정수'를 넘어 앞으로 대중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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