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대상 아니다" 외면… '제 2의 바다이야기'우려
합법적인 사업만 규제 … '건전한 토토'에 큰 타격

2007년 출범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가 불법 사행산업을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합법적인 사업만을 규제하고 있다는 비판이 다시 제기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의 한선교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아 4일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사감위는 불법도박이 사감위법에 의거한 관리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또한 통합관리가 사실상 어렵다는 이유로 합법시장(약 16조원)보다 규모가 약 5배에 이르는 88조원(사행산업건전발전 종합계획) 정도로 심각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대응책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상대적으로 규제가 용이한 합법적 사행산업만을 규제하고 있다.

불법 도박산업의 경제적 규모 추정과 관련된 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최근 연구에서도 불법 도박산업의 총 시장규모는 53조7028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이 중 온라인도박이 32조원 규모로 전체 규모의 약 60%를 차지한다.

특히 세계 여러 인터넷 도박사이트에서 한국어 서비스 지원 및 한국 프로경기를 대상으로 게임을 발행하는 등 한국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국내 불법 사이트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어서 체육진흥투표권사업(토토)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한 의원이 사감위에서 받은 2008년, 2009년 불법 사행행위 신고 및 조치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불법 사행 신고가 2608건으로 가장 많았고, 반면 이에 대한 조치율은 7%에 그쳤다. 실제 신고 처리된 불법 사행행위보다 몇십 배 많은 불법 유사 사행행위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합법 사이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게 될 경우, 불법 시장은 통제가 될 수 없을 정도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사감위는 투표권의 공식 온라인 발매사이트인 베트맨(www.betman.co.kr)의 2011년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사업의 특성상 합법적 온라인 발매채널이 없어질 경우, 해외 베팅 업체나 불법시장으로의 고객이탈이 우려된다. 합법시장의 규제를 강화할 경우 현재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 있는 고객들의 해외 및 불법사이트 이동에 따른 국부유출 및 도박중독자 양산이라는 국가적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한 의원은 "사감위가 국가에서 도입한 합법적인 사행산업의 순기능을 확대 생산하는 것인지, 아니면 합법 사행산업을 규제해서 불법적인 도박산업을 양성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합법사행산업 규모 축소로 오히려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가 발생할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한 의원은 "사감위가 국가에서 도입한 합법적인 사행산업의 순기능을 확대 생산하는 것인지, 아니면 합법 사행산업을 규제해서 불법적인 도박산업을 양성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합법사행산업 규모 축소로 오히려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가 발생할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