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명동 한국한성화교소학(韓國漢城華僑小學) 운동장은 중국 분위기가 물씬한 한바탕 축제 마당으로 변신한다. 개교 100돌을 기념하는 '한소백주년경전(漢小百周年慶典)'으로 1909년 9월 문을 연 학교가 '100년 학교' 대열에 들어서는 것을 자축하는 자리다.
'명동 화교초등학교'로 더 잘 알려진 한성화교소학은 지금까지 모두 8621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명동 '차이나타운'은 물론 한국 화교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해 왔다.
이 학교 39회 졸업생인 친쓰이(秦嗣義·62) 교장은 "가수 주현미씨와 현대·기아차 설영흥 부회장 등 화교 출신 유명 인사들이 모두 우리 동문"이라고 했다.
550명의 재학생들은 100돌 행사를 위해 올 초부터 맹훈련을 했다. 체육시간은 물론 방과 후에도 짬을 내 부채춤과 매스게임을 연습했다. 힘이 필요한 용춤·사자춤에는 2~3년 전 졸업해 연희동 한성화교중학교로 진학한 동문 남학생들이 나섰다.
이번 기념행사에는 학교의 지난 100년 역사를 보여주는 '교사회고전(校史回顧展)'도 열린다. 학교를 추억할 자료를 찾는다는 소식이 지난 4월 학교 소식지에 실리자 중국·타이완은 물론 멀리 미국의 동문들까지 나서 빛바랜 사진과 학용품, 성적표 등 그 옛날을 증언해 줄 50여점을 공수했다.
이날 행사에는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함께 준비한 중국 민속무용, 4~6학년생들의 합창단·관현악단 공연, 중국 전통 민속놀이 시연과 체육 대회가 열린다. 학교측은 국내외 화교(華僑)계 인사들과 주한 중국인 등 1000여명이 학교를 찾을 것으로 보고 이들을 위해 중국식 울면과 한국식 가락국수로 잔칫상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축제에는 서울시가 후원자로 나섰다. '중화권 마케팅'에 더없이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자체 예산을 들여 '한·중 우호홍보관'을 교정에 세워 이날 참석하는 국내외 화교 사업가들을 대상으로 시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국내외 화교들과 인맥을 맺고 단단히 다지는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