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하남시 풍산동에 위치한 가나안농군학교가 정부가 추진하는 보금자리주택사업 시범지구인 하남 미사지구 수용지에 포함돼 철거될 위기에 놓였다. 가나안농군학교 김평일 교장은 28일 "하남 미사지구에 들어설 보금자리주택 예정지에 학교 부지가 100% 포함돼 있다"며 "2012년 입주 예정이기 때문에 그전에 학교 자리를 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인 하남 미사지구는 전체 면적이 5.5㎢로, 하남시 망월동·선동·풍산동·덕풍동 일대를 포함한 지역이다. 이 가운데 풍산동은 일부 지역이 수용되는데 가나안농군학교가 위치한 풍산동 산 52―2 일대가 이 지역에 포함된 것이다.
김 교장은 "하남에는 대체 부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주 보상비가 확정돼야 학교를 옮길 수 있는 적절한 곳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나안농군학교는 일제시대부터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민족자강운동을 펼친 일가(一家) 김용기 선생(1909~1988)이 1962년 현재의 하남시 풍산동에 설립한 학교로, 근검절약을 통한 농촌부흥운동에 힘써왔다. 강원도 원주의 제2가나안농군학교와 해외에 설립한 농군학교에서 정치인·기업인·공무원 등 지금까지 60여만명이 교육을 받았다. 하남시청 개발사업단 관계자는 "사업시행자인 대한주택공사측에 현 부지에 남고 싶다는 농군학교측 입장을 전달했지만 수용 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 받았다"며 "수십년 전통을 이어온 가나안농군학교가 옮겨가는 것은 아쉽지만 시(市)에는 권한이 없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