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난지·뚝섬 한강공원이 새 단장을 마치고 시민들을 맞는다.

여의도 공원은 오는 24일, 난지 공원은 27일, 뚝섬 공원은 29일 잇따라 개방돼, 시민들은 저마다 다른 특색을 지니고 새롭게 태어난 한강공원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지난 4월 재개장한 반포 한강공원에 이어 3개 한강공원을 새로 꾸몄다"며 "이들 공원들은 도시개발 과정에서 훼손된 자연을 회복해 한강이 가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살리는 한편, 시민들이 손쉽게 공원을 찾아 문화·휴게 시설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여의도 한강공원: 한국 최초 비행장의 꿈 살린다

뚝섬 한강공원 야외수영장‘수피아’. 유수(流水) 풀장 등 물놀이 시설을 갖추고 있다.

배우 고(故) 장진영씨가 비행사 박경원 역할을 맡았던 영화 '청연(靑燕)'에는 비행학교 시절 술에 취한 박경원이 "떴다 보아라 안창남의 비행기"로 시작하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노랫말에 등장하는 안창남(安昌男·1900∼1930)은 한국 최초의 비행사다. 일본에서 비행기 조종을 배우고 1922년 고국 방문 비행을 했다. 당시 그와 비행기를 보기 위해 서울 시민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5만여 명의 인파가 여의도 비행장에 모여들었다고 한다.

1916년 건설된 여의도 비행장은 한국 최초의 비행장이다.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이 비행장을 기념하는 '너른 들판'이 조성된다. 하늘로 날아오르는 비행기를 형상화한 조각 작품을 설치하고, 풍속계·유도등·항공기 표지판 등을 소재로 한 설치미술품도 전시해 활주로의 느낌이 나도록 꾸몄다. 서울시는 2만9000㎡ 부지에 들어설 '너른 들판'에서 대규모 시민 축제를 열기로 했다.

'물빛 광장'은 둔치 윗부분에서 한강물까지 폭 40m, 길이 196m 공간에 물을 채워 조성된다. 물 깊이가 30㎝ 정도여서 볼거리는 물론, 어린이들이 물놀이 공간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물빛 광장 부근에는 한강에 떠 있는 수상(水上) 무대 '플로팅 스테이지'가 들어서서 각종 공연을 선보인다.

2010년에는 요트 12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정박시설이, 2011년에는 수상교통과 관광의 중심이 될 국제여객선터미널이 각각 문을 연다.

난지 한강공원: 연결 통로 만들어 접근성 높여

난지 한강공원은 상암 월드컵공원과 가까이 있으면서도 강변북로에 가로막혀 있어 시민들이 찾아가기 매우 불편한 곳이었다.

서울시는 이번 기회에 월드컵공원 내 노을공원·하늘공원과 난지 한강공원을 잇는 길이 110m, 폭 18m의 '중앙 연결다리'를 만들어 보행자와 자전거가 다닐 수 있게 했다. 월드컵공원~한강공원 간 셔틀버스도 운영된다. 평화의 공원으로 이어지는 길이 278m, 폭 5m 다리도 만들어진다.

사람과 자동차, 야생동물이 같이 이용하는 '복합 연결통로'(길이 57m, 폭 10.8m)도 생긴다. 강변북로를 따라 서울에서 일산 방향으로 가는 차량이 난지 한강공원으로 가려면 행주대교까지 가서 U턴해야 했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강변북로 아래로 차가 다닐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승용차들이 쉽게 난지 한강공원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차도 옆에는 보행로를 만들고, 물길을 흘려서 두꺼비, 뱀 등 야생동물도 오갈 수 있게 만들었다.

생태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생태습지원(3만3600㎡)'도 조성된다. 꽃창포원, 정수식물(뿌리는 진흙 속에, 줄기와 잎은 물 위에 있는 식물)원, 습지식물원 등과 야생동물 서식처가 들어선다. 습지원 내에 보행로를 만들어 시민들이 습지원 안을 거닐며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7월 개장한 강변물놀이장은 한강 물과 맞닿도록 설계돼 마치 한강에서 헤엄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물놀이장과 생태습지원 사이 1.7㎞ 구간에는 갈대밭을 가로지르는 산책길 '갈대 바람길'도 마련됐다. 공원 내 중앙광장에는 자연을 주제로 작업해온 생태 설치미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뚝섬 한강공원: 문화와 레저 중심

뚝섬 한강공원은 각종 공연·전시를 비롯한 문화 행사를 위한 공간을 비롯, X-게임(묘기용 자전거·인라인스케이트 등 갖가지 묘기를 행하는 모험 레포츠)장·수영장 등의 레저 활동 공간으로 꾸며진다.

우선 '수변광장(4만5000㎡)'이 들어선다. 한강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강 쪽으로 갈수록 점점 낮아지는 완만한 경사 구조로 설계됐다. 광장에는 음악분수(직경 30m, 높이 15m)가 설치돼 생동감 있는 분수쇼를 선보인다.

오는 10월에는 4층짜리 전망문화콤플렉스도 들어선다. 지하철 7호선 뚝섬역과 직접 연결해 접근성을 높였으며, 독특한 모양새 때문에 이름은 '자벌레'로 지었다. 전망대 안에는 미디어 아트와 사진 작품을 전시한다. X-게임장도 조성돼 생활체육 시설로 활용된다. 유수(流水) 풀장 등 물놀이 시설을 갖춘 야외수영장 '수피아'는 지난 여름 미리 개장해 총 18만여 명이 다녀가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촌·양화·잠실 한강공원은 2011년까지 새단장

이촌·양화·잠실 한강공원은 올해 말 새단장 공사에 들어가 2011년 마무리된다. 장정우 한강사업본부장은 "한강공원을 자연이 살아 숨쉬는 친환경 공간으로 되돌리고, 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