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슨 게이(27·미국)는 20일 밤(한국시각) 중국 상하이에서 끝난 그랑프리 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에서 9초69의 뛰어난 기록으로 아사파 파월(27·자메이카·9초85)을 2위로 밀어내고 우승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우사인 볼트(23·자메이카)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승할 당시 세운 기록(당시 세계기록)과 같은 기록이며, 게이 자신의 개인 최고기록(9초71)을 0.02초 당긴 것이다. 지금까지 100m를 9초6대에 뛴 사람은 볼트와 게이 두명뿐이다.
하지만 게이의 9초69는 지난달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볼트가 세운 새로운 세계기록 9초58에는 0.11초 뒤진다. 게이는 베를린 선수권에서도 9초71로 개인 최고기록 겸 미국 신기록을 세웠지만, 볼트의 새로운 세계기록 때문에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어쩌면 게이에겐 볼트가 '신기루'처럼 느껴질지 모른다. 지금까지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이 9초77(2005년)→9초74(2007년)로 두 번 세계기록을 세웠고, 볼트가 9초72(2008년 5월)→9초69(2008년 8월)→9초58(2009년 8월)로 세 번 세계기록을 경신했지만, 게이는 9초71과 9초69를 기록하고도 시간차에서 '뒷북'을 치는 바람에 세계기록 보유자라는 영예를 안아보지도 못했다. 물론 게이의 볼트 추격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그간 허벅지 부상으로 고전한 게이가 부상에서 회복하면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 게이와 파월은 오는 25일 열리는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에 출전한다.
대구 대회 여자 100m 출전 예정인 카멜리타 지터(미국)도 10초69의 기록으로 상하이에서 우승했다. 지터보다 앞서는 기록을 세웠던 인물은 전설적인 세계기록(10초49·1988년) 보유자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미국)뿐이다.
남자 110m 허들의 '황색 탄환' 류샹(중국)은 올림픽 이후 1년여 부상 공백을 끝내고 13초15로 2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