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의 경영학과 교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매일경제가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경영학 교수 수요는 폭증하는데 공급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취업난이 계속되면서 경영학과의 인기는 최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학생들의 복수전공, 부전공 희망학과 1순위는 경영학과가 된 지 오래다. 비전공 학생들도 회계원리, 재무관리, 마케팅원론 등 경영학 기초 과목을 노크하면서 강의실은 가득 차고 수강신청은 눈 깜짝할 사이에 마감된다. 한마디로 경영대학 교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재학생들의 절반가량이 적어도 한 번은 경영학 수업을 듣고 졸업한다"며 "특히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전략, 마케팅, 회계 분야 등을 중심으로 교수 채용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올해만 벌써 4명의 교수를 뽑은 카이스트 경영대학의 라비 쿠마르 학장도 "앞으로 5년간 매년 8명 내외의 교수를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경영대 교수 수요 증가에는 각 대학의 몸집 키우기도 한몫하고 있다. 경영대와 함께 문과 계열의 인기학과로 쌍벽을 이루던 법대가 대부분 로스쿨 체제로 편입되면서 대학의 투자 지원이 경영대학으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영학 박사 학위 소지자들은 벌써부터 `귀하신 몸` 대접을 받고 있다.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지난해부터 경영대 교수 부족 현상이 본격화되면서 해외 유학 경험 없이도 서울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으면 서울 시내 경영대학 교수로 임용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실제 검증된 인재를 찾기는 쉽지 않아 대학들은 애를 태우고 있다. 금융위기 속에도 수요가 넘쳐나는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지만 대학의 눈높이에 맞는 고급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AACSB(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 인증을 받기 위해 채용 확대를 계획했지만 여전히 교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양대가 대표적이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은 "입시 점수에 따라 대학이 서열화된 상황에서 명문대의 실력 있는 교수를 끌어오는 것은 물론 신규 임용조차 어렵다"고 털어놨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교수를 영입하기는 더욱 힘들다. 국내 대학이 제공하는 연봉 등 처우 수준과 연구 환경이 외국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각종 행정절차 역시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교수로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외국인들은 한국에 잘 안 오려고 해 은퇴한 교수들을 단기 채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장은 "싱가포르국립대, 홍콩시립대 등 아시아 지역 경영대학들이 앞다퉈 규모를 키우면서 교수 채용 경쟁에 불이 붙은 상태"라며 "앞으로 실력 있는 교수를 확보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매일경제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