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요? 피겨퀸 김연아 선수가 영감을 줬죠." SBS 주말극 '스타일'이 20일 16부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스타일'은 '엣지있게'라는 유행어를 낳은 것을 비롯해 패션, 푸드, 인테리어, 소품 등 화려한 볼거리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다소 어수선한 전개, 과도한 PPL, 어색한 캐릭터 설정 등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지난 17일 오후 '스타일' 최종회 대본을 탈고한 문지영 작가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문 작가는 다소 피곤해 보였지만 이날 밤 휴식 차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는 생각에 홀가분한 모습이었다. 문 작가는 스포츠조선과 출국 전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스타일'을 끝낸 소감과 애로사항, 비하인드스토리 등을 솔직히 털어놨다. 특히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엣지'란 단어를 사용하게 된 계기를 묻자 의외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
"김연아 덕에 '엣지'란 말에 관심" |
감독과 의견 차이 커서 시청률 하락 이지아 등 캐릭터 급히 수정하기도 간접광고 위해 대본 집필한 것 아냐 |
-'스타일'이 화제를 낳았지만 시청률 면에선 다소 아쉬웠는데.
▶'스타일'이란 작품을 처음 맡았을 때 시청률이 15% 밑으로 떨어질 거라 생각하지 못했어요. 화제성 드라마였고, 기존 드라마와 다를 거라 생각했거든요. 시청률이 13%를 기록했을 땐 솔직히 당연한 결과라 생각했어요. 그 밑으로 더 떨어지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느꼈을 정도니까요. 제가 초고를 쓰는 드라마지만 어느 순간부터 드라마의 방향이 너무 틀어져 있었거든요.
-방향이 틀어졌다는 게 감독님과의 견해 차이 때문인가요?
▶오종록 감독님과 의견 차이는 있었어요. 물론 감독님께 배운 점이 많아요. 제가 생각하는 '스타일'과 감독님께서 생각하신 '스타일'이 달랐어요. 감독님께선 시청률을 의식하셔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제가 쓴 초고를 많이 바꾸셨어요. 그래서 드라마 중간 중간 캐릭터나 전개가 급하게 수정될 때가 많았죠.
-PPL이 과도했다는 지적도 있는데.
▶'스타일'이라는 드라마 자체가 패션을 무대로 하는 드라마이다 보니 대본에 광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풀었어요. 실제로 패션계에서 광고가 매우 중요하고요. 제가 간접광고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썼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간접광고를 위해 대본을 쓰진 않았어요.
-'엣지있게'라는 대사는 어떻게 나온 건가요?
▶올 4월, 김연아 선수가 대회에 나갔는데 해설자가 '완벽한 엣지를 구사하는 선수'라고 소개하더라고요. 김연아 선수가 완벽하게 스핀을 했을 땐 '엣지 성공!'이란 말을 썼고요. 그렇게 '엣지'라는 말에 관심을 갖고 있을 때쯤 모 패션 잡지에서 '엣지를 살린 블라우스'라는 문장을 봤어요. 패션계에서도 '엣지'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알고 작품에 '엣지'를 쓰게 됐죠. '스타일'을 통해 유행어를 꼭 하나 만들고 싶었는데 제대로 터졌어요.
-이지아 김혜수씨 캐스팅엔 만족하나요?
▶이지아씨 같은 경우 제가 적극 추천했고, 박기자 역은 김혜수씨가 당연히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대사도 애초에 김혜수씨에게 잘 맞도록 썼고요. 이지아씨는 정말 열심히 했어요. 세간엔 이지아씨가 맡은 이서정 캐릭터를 '민폐형 캔디'라고 부르던데 처음엔 이서정이 캔디가 아닌 '새끼 박기자'였거든요. 에디터 3년차인데 남자친구와 호텔 패키지를 구해 갈 정도로 다소 발칙한 캐릭터였어요. 전 개성이 강한 이서정을 만들고 싶었는데 결국 드라마에선 캔디로 나타났죠. 결국 제가 그리던 성향과 캔디 이미지가 합쳐지니까 결과적으론 '괴물 캔디'가 나온 것 같아요. 이지아씨는 많이 속상했을 거예요.
-캐스팅 때 거론됐던 배우들은 누구인가요?
▶이서정 역엔 윤은혜씨가 물망에 올랐었죠. '아가씨를 부탁해'가 내년으로 넘어가면 '스타일'부터 할 생각이었어요. 윤은혜씨 외에도 한예슬씨도 거론됐고요. 박기자 역엔 한채영씨도 거론되긴 했지만 김혜수씨가 더 적합했죠. 서우진 역은 류시원씨가 가장 무난하다고 생각했고, 김민준 역엔 정겨운 이천희씨가 거론됐지만 이용우씨가 낙점됐죠. 신인인 이용우씨는 첫 대본 리딩 때 김혜수씨 옆에 앉아 부들부들 떨면서 리딩을 했던 모습이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