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렬 코치가 폭행…사과 없었다" |
합숙도중 '네 행동이 맘에 안든다' 손-발로 가격 뇌진탕-안면부 타박상 -경추부 염좌 등 3주 진단 '제2의 박철우' 재발 방지위해 어렵게 기자회견 |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의 간판 박철우(현대캐피탈)가 국가대표팀 이상렬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충격을 주고 있다.
합숙중인 대표팀에서 이탈한 박철우는 18일 저녁 서울 신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아버지 박정선씨(57)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17일 저녁 6시쯤 대표팀 훈련이 끝난 뒤 대표팀 이상렬 코치로부터 일방적인 구타를 당했다. 이 코치는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처음에 손으로 얼굴을 때린 뒤 나중에는 발로 복부를 가격했다"고 말했다.
박철우는 이날 오전 배스티안 병원에서 전치 3주의 진단서를 받았다. 진단서에는 경미한 뇌진탕, 안면부 타박상, 복부 타박상, 경추부 염좌, 다발성 좌상 등으로 인해 충분한 휴식을 요한다고 돼 있다.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박철우는 안면 왼쪽 광대뼈 부근에 시뻘겋게 피멍이 들어 있고 입술이 심하게 부어 있는 등 군데군데 상처가 드러나 있었다. 박철우는 26일부터 10월5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릴 예정인 제15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준비차 대표팀에서 훈련하고 있던 중이었다.
박철우는 특히 구타가 상습적인 것인지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으나 잦은 구타를 암시하는 듯한 표현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일선 지도자들이 더 잘 아실 것이다. 내가 말하기는 곤란하다. 제2의 박철우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심정에서 기자회견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철우는 "폭행을 당한 뒤 이 코치로부터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배구를 비롯한 스포츠에서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폭행이 횡행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러나 국가대표 선수가 지도자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문제 제기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편 기자회견 직후 이상렬 코치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이 코치는 사건 발생 이후 휴대전화를 끈 채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이춘표 대한배구협회전무는 "이상렬 코치와 김호철 감독으로부터 경위를 들었다. 이 코치가 훈계 과정에서 감정이 격해져 발생한 일이라고 시인했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후 이 전무는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폭행 사실이 확인되면 엄벌에 처하겠다"고 협회 방침을 밝혔다.
협회는 19일 오전 상벌위원회를 열어 사건 조사와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박철우의 아버지 박정선씨=철우가 폭행에 대한 정신적 충격이 커 며칠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기로 했다. 이상열 코치로부터 내가 오늘 전화를 받았지만 사과를 받을 상황이 아니라 일단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했다. 철우의 상태를 보면 알겠지만 내일이라도 이 코치를 만나서 이야기를 해본 뒤 사과 수준 여부에 따라 형사 고발도 고려하고 있다. 철우를 일단 집으로 데려가 휴식을 취하며 정신적ㆍ육체적 상처에서 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