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지성의 재계약 소식이 터져 나왔다.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2012년 6월까지 좋은 조건으로 연장계약한다. 영국 언론들 및 구단의 공식발표가 난 것은 아니지만 협상을 진행 중인 박지성의 에이전트사에서 직접 공개한 것이어서 사실상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박지성은 최근 막을 올린 유럽축구연맹(UEFA) 2009-2010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2강 첫 경기에 선발 출장하지 못해 우려를 자아냈다. B조에 속한 맨유는 터키의 베식타스 JK와 원정경기를 치렀고 1-0으로 신승했다.
문제는 박지성이다. 이날 후반 38분 경쟁자인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교체돼 고작 7분간 그라운드를 누빈 게 전부다. 뭔가를 보여주기에는 너무나도 초라한 시간이었다. 매년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맨유는 대개 베스트라인업과 세컨드라인업, 루키라인업 등으로 나눠 경기비중에 따라 적절한 스쿼드를 투입한다.
최근 박지성의 정규리그 주요경기 결장은 일단 주전경쟁에서 밀린 결과라 보더라도 별 비중이 없던 챔스리그 32강 첫 경기마저 교체선수로 7분을 뛰었다는 점은 한 번쯤 생각해볼 문제다. 박지성은 불과 1년만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지난 시즌의 경우 치열한 주전다툼이 예상됐지만 의외로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시즌 내내 박지성을 중용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짝을 이룬 왼쪽날개는 박지성이 거의 도맡았다. 올해는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로 떠나면서 팀내 입지는 당연히 더 탄탄할 것처럼 여겨졌으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퍼거슨은 박지성을 철저히 외면하는 모양새다. 부상도 체력도 문제가 없다. 구단에서는 재계약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그런데도 박지성의 출전시간은 지난해에 비해 반 토막 이상이 잘려나갔다. 아직 시즌초반이지만 이런 흐름이라면 앞으로도 크게 나아질 일은 없어 보인다. 박지성은 공격의 선봉에 서는 윙어다. 윙어 경쟁의 초반흐름은 오른쪽 발렌시아에 지난해 박지성에 눌려 이렇다 할 기를 펴지 못했던 루이스 나니가 왼쪽을 차지했다. 베스트라인업에서 제외된 박지성은 세컨드라인업의 오른쪽 윙어고 그의 왼쪽 파트너는 안데르손의 몫이다.
퍼거슨 감독이 이런 그림을 그리는 이유를 굳이 분석해보자면 결국은 골 결정력의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 박지성은 맨유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에서만 총 87경기에 출장, 9골을 넣는데 그치고 있다. 전체를 합치면 127경기에 12골이다. 그동안 박지성의 플레이스타일을 쭉 지켜봐온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이 골을 많이 넣는 스타일의 윙어는 아니라고 판단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 87경기는 적지 않은 시간이고 더구나 박지성의 나이도 이제 만 28세가 됐으니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도 힘들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반면 박지성의 강점은 지치지 않는 체력을 바탕으로 한 부지런한 움직임, 날카로운 패스, 뛰어난 수비력 등에 있다. 즉 지난해의 경우는 호날두라는 확실한 골잡이가 있어 박지성을 옆에 세워도 큰 문제가 없었다. 더 정확히는 호날두의 파트너로 팀플레이에 능한 박지성만한 선수가 없었다. 심지어 팀동료였던 카를로스 테베스는 박지성이 있어 호날두와 웨인 루니가 마음 놓고 골 넣는 데만 집중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호날두가 떠나자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박지성에게 있어 호날두 이적을 호재라고 보던 시각이 무색해졌다. 호날두와 비슷한 스타일이라는 이유로 배제돼오던 나니가 급부상했다. 퍼거슨이 나니의 손을 들어주는 주된 이유는 골 결정력이다. 지금은 부지런한 플레이보다 해결사 본능이 절실하다는 판단이다. 퍼거슨 입장에서는 박지성이 해결사 스타일은 아니라고 결론지은 듯 보이고 결국은 보다 나은 나니-발렌시아 조합을 중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박지성은 맨유와 3년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본인의 말대로 주전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반드시 깨야 할 필요가 있다. 그 고정관념이란 골 결정력이 부족하다는 이미지다. 아직 늦지는 않았다. 결정적인 찬스만 놓치지 않아도 성공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퍼거슨의 마음은 다시 박지성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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