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맹우(朴孟雨) 울산시장은 요즘 잠시도 틈을 내기가 어려울 정도로 바쁘다. 많은 정성을 들여 준비한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가 최근 진통끝에 1년 연기된 것은 큰 아픔이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그동안 행사준비용 시설물들을 정리하는 등 현장을 점검해야 했다. 또 10일에는 자동차용 리튬2차전지 삼성SDI 공장 기공식을 치렀다. 여기에다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준비와 정리, 11일 울산대공원 종합전시관 개관 등 굵직한 일거리들이 연신 발목을 잡아 당기고 있었다. 짬을 내기 어려운 박 시장을 울산시청으로 찾아 선진 녹색산업도시를 지향하는 울산의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박맹우 울산시장이 산업수도에서 친환경생태도시로 탈바꿈한 울산을 더 나아가 선진화의 리더이자 글로벌 산업도시로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많이 바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시장님이 요즘 가장 고민하시는 울산의 현안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경제위기 극복이지요. 하지만 수출도 지난 2월을 기점으로 증가세로 전환되고 있고 현대·기아차가 미국시장에서 사상 최대의 판매를 기록하는 등 여건이 좋아지고 있어 다행입니다. 신종 인플루엔자가 확산 추세에 있는 것도 걱정입니다. 옹기문화엑스포도 연기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지요. 동북아 오일허브 유치도 울산의 미래성장동력 확보라는 점에서 큰 현안이지요."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는 오랜 기간 울산시와 울산시민들이 준비해왔는데 연기해야 돼 매우 안타깝겠습니다.

"2년 전부터 울산시민들이 하나가 되어 준비해온 행사를 불과 한달 남겨두고 연기했습니다. 수없이 고민하고 심사숙고한 끝에 어떤 가치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우선할 수 없다는 점에서 결국 연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내년에 최고의 엑스포를 개최할 수 있도록 더울 알차게 준비할 것입니다."

―울산이 산업도시에서 친환경생태도시의 모델로 성공적으로 전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다른 시·도에서도 많이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태화강이 정부의 4대강 살리기 모델로 소개되면서 국내외 기자단을 비롯해 타 시·도 공무원 등 많은 사람들이 태화강을 찾고 있습니다. 한 외신기자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 개발사업이 아닌 환경생태 복원사업이라는 것을 태화강을 통해 알게 되었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울산대공원도 도시공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을 말하는 울산의 3대 주력산업이 계속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볼 수도 없고 울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현재 이들 3개 주력산업이 울산 총생산액의 82%를 넘고 있습니다만 경쟁국들의 추격이 위협적인 것도 사실이지요. 여기에 반도체·IT에 이어 21세기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2차전지 생산기지를 지난 10일 착공한 것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울 수 있습니다. 또한 동북아 오일허브가 울산에 구축된다면 석유관련 물류산업과 관련 서비스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여기에 울산기간산업 테크노산업단지 조성이라든지 자유무역지역 개발 등 울산의 산업지도를 바꿀 대단위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울산이 한국의 산업수도를 넘어서 세계적인 녹색산업도시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녹색성장, 녹색산업도시는 어떻게 만든다는 것인가요?

"2004년 선언한 '에코폴리스 울산'이 울산의 녹색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후 녹색성장위원회를 구성하여 종합적인 녹색성장 추진계획을 마련했습니다. 녹색성장의 대표적 사례로는 생태산업단지 조성을 들 수 있지요. 매립장과 소각장 스팀공급에서만 연간 8만t이 넘는 온실가스감축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시민·환경단체에서 전폭적인 지원과 참여가 있어 큰 힘이 됩니다."

―울산의 미래 모습으로 내세우는 '근대화의 메카에서 선진화의 리더로!'구호가 그리는 비전은 어떤 것인가요.

"현재 리모델링중인 시청 별관의 현판 구호로 '근대화의 메카에서 선진화의 리더로'를 부착할 예정입니다. 우리 울산시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것이지요. 한국 근대화를 태동시킨 곳이 울산이고, 이제는 선진화의 리더로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의 표시입니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울산 시민들도 갖게 된 것이 비전을 현실화하는 데 큰 밑천이 될 것입니다."

―울산은 공장은 많을지 몰라도 문화와 예술은 부족할 것이란 지적을 받아왔지 않습니까.

"사실 울산은 그동안 문화의 불모지라는 오명을 받아왔다고 할 수 있지요.그동안 고래박물관과 시립박물관 등 박물관 네곳을 잇따라 건립하거나 추진하고 있고,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을 지원해주는 울산메세나 운동도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어요. 시민들이 격조높은 문화예술을 자주 접할 수 있도록 해 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많은 울산시민들이 태화강의 변화를 보면서 친환경생태산업도시로 변화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자부심도 느낀다고 합니다. 시장으로서 그같은 울산의 변화에 대한 자긍심과 보람도 클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회의에 참석하러 가면 많은 분들이 태화강 이야기를 하며 울산이 달라졌다고 칭찬해주고 있어요. 이제 울산이 공해도시라는 생각들을 안 합니다. 친환경 산업도시라는 이미지가 외부에서도 자리잡혀 가고 있다는 증거지요. 무엇보다 시민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고 도심에서도 숲을 즐길 수 있고 깨끗한 강을 보고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자 보람 아니겠습니까."

―시장님은 관료출신이면서 시정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뚝심있게 밀어붙이는 능력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시민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는 시장이 되고 싶은지요.

"사실 시정을 제대로 하려면 시민이든 공무원이든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고 제시한 비전에 대한 시민들의 협조를 얻어내야 합니다. 시민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알고, 시민들로부터 가장 많은 협조를 이끌어낸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더없이 좋겠지요. 그리고 울산 발전을 위해 누구보다 고민을 많이 한 시장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면 더없이 감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