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남 여수시는 '2012여수엑스포' 준비로 분주하다. 9일로 정확하게 976일 앞둔 이 행사는 '2002월드컵'에 맞먹는 세계적 축제다. 1998년 4월 '3여통합(여수시·여천시·여천군)'이 없었다면 엑스포 유치도 실패했을 거란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오현섭 시장은 "통합으로 늘어난 재정과 사회적 기반 시설 등을 바탕으로 유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통합 여수시가 탄생한 지 올해로 11년째. 통합 논의는 1994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수산업 쇠퇴로 발전이 정체됐던 여수시(면적45㎢·인구18만6000명) 입장에선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중화학공업 육성책으로 탄생한 국가산단 배후도시인 여천시(107㎢·7만4000명)와 인근 여천군(344㎢·6만8000명)과의 통합을 꾀한 것. 하지만 여천시와 여천군은 흡수 통합을 우려해 완강히 반대했고, 결국 여수시가 통합청사는 여천시청에 두고, 상공회의소를 여천으로 이전하겠다는 등 6개 양보안을 제시해 통합을 이뤄냈다.
통합으로 재정은 대폭 늘었다. 1997년 여수시 예산은 1175억원. 당시 여천시(967억원)·여천군(761억원)을 합한 3개 지자체의 총예산은 2904억원이었다. 이듬해 통합시 예산은 3928억원(재정자립도 38%)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 예산은 당시보다 2배 가량 많은 8278억원(30.3%)에 달한다. 예산의 선택과 집중으로 여수시 전체가 고르게 발전하고 있다.
통합 덕에 유치한 여수엑스포에는 관광객 850만명과 12조원의 생산 유발효과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도로와 철도 등 SOC(사회간접자본) 개선사업에 13조5000억원이 투입되고 있다. 2011년 4월엔 익산~여수 전라선에 고속열차 'KTX-Ⅱ'가 운행된다.
공무원 수는 통합 당시 1942명에서 현재 1662명으로 대폭 줄었다. 통합 직전 33만명에 달하던 인구는 현재 29만4000명으로 감소했다. 소지역주의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며 주민들의 정서적 통합을 가로막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옛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치권의 다툼으로 통합청사 건립이 11년째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여수에는 시청사가 3곳으로 흩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