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새벽 임진강의 수위가 갑자기 불어나면서 민간인 6명이 실종된 사건은 북측이 임진강 상류에 건설한 황강댐 방류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국토해양부는 보고 있다.
현재 북측 임진강 유역에는 황강댐을 비롯한 댐 5개가 건설돼 있다. 황강댐은 임진강 상류, 비무장지대(DMZ)에서 북측 27㎞ 지점에 있으며 저수량이 3억~4억t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다목적 댐이다. 황강댐은 2000년대 초에 공사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댐에 가둔 물을 예성강으로 돌려 개성공단에 공업용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착공한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황강댐 아래·위에는 각각 2개씩 댐당 저수량 3500만t 수준의 '4월5일' 댐 1·2·3·4호기가 있으며 이는 발전용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북한이 2008년 4월에 황강댐 담수를 시작한 것으로 볼 때 1년 전쯤인 2007년 상반기에 댐을 완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수자원전문가들은 황강댐 저수 용량은 임진강 유역 수량의 2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북한이 황강댐 물을 한꺼번에 쏟아내면 남한에 '물폭탄'이 떨어질 수 있어 '제2의 금강산댐(임남댐)'이라고도 불린다. 북한은 임진강 상류에 황강댐과 4개의 4월5일댐을 지으면서 4억2000만∼5억2000만t에 이르는 물을 직접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북한이 임진강 유역에 댐을 건설한 2001년 이후 임진강 유역에 있는 연천·포천 등지에선 크고 작은 피해가 계속 발생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북측이 아무런 통보도 없이 댐의 수문을 열거나 물을 가둬 지금까지 10여차례가량 어선과 어망 등이 떠내려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과거 북한이 무단방류를 할 때는 통상적으로 낮 시간에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밤에 무단방류를 해 피해가 크게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의 댐 무단방류에 대응하기 위해 2006년 9월부터 임진강 본류에 군남홍수조절댐(저수량 7000만t·2010년 완공) 건설을 시작했다. 임진강의 제1 지류인 한탄강에서도 홍수조절용으로 한탄강댐(2억7000만t·2012년 완공)을 짓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군남홍수조절댐이 완공되면 북측의 무단방류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재화 국토부 수자원정책관은 "군남홍수조절댐과 한탄강댐의 홍수조절용량은 북한의 무단방류에는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규모로 설계됐다"며 "군남댐은 내년 6월 이전까지 최대한 공기를 앞당겨 댐 본체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군남홍수조절댐 규모로는 북한이 의도적으로 방류할 때 역부족"이라며 "임진강 주변 지형상 더 큰 댐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군남댐 하류에 댐을 추가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