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도 자국 영토 내에서 우주로 로켓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한 나라는 9개 국가에 불과하다. 그나마 첫 발사에서 성공한 확률은 1950년대 이후 27.2%로 무척 낮은 편이다.

실패의 원인은 수백t의 발사체를 초속 수㎞의 속도로 하늘로 쏘아 올리는 '추진 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한 경우가 66.2%로 가장 많았다. 미국 최초의 위성 발사체인 '뱅가드(Vanguard)'도 1957년 첫 발사에서 연소실의 고온가스가 배기구를 통해 연료 시스템으로 새어 들어가면서 추진시스템에 이상이 발생, 발사 2초 만에 폭발했다.

상·하단 분리형 발사체에서 분리가 원활하게 되지 않는 경우도 전체의 12.6%를 차지했다. 지난 4월 북한 대포동 2호의 실패 요인도 1·2단 분리가 원활하게 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발사체 내의 각종 전자장치 오류로 발사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10.6%였다.

우리보다 앞서 발사체를 쏘아 올린 국가들 대부분이 실패나 연기 사례를 경험했다. 일본의 첫 우주발사체인 '람다(Lambda)'는 1966년 우주궤도 진입을 시도했지만 발사체 제어에 문제가 생기면서 실패로 끝났다. 유럽에서 추진한 '유로파(Europa)'는 1961년부터 1971년 사업이 종료될 때까지 부분적인 발사시험을 포함해 11번의 발사시도 중 7번이나 실패했다.

갑작스럽게 발사가 중단되더라도 몇 차례 연기 끝에 성공한 사례도 많다. 유럽의 '아리안5'는 2006년 3월 9일 발사 당일 카운트다운 도중 상단 내부의 압력이 낮아져 발사가 갑자기 중단됐고, 3번의 연기 끝에 3월 11일 발사에 성공했다. 일본 역시 지난 2003년 9월 27일 'H2A'의 로켓 전압변환기의 동작이 불안정해져 발사 직전에 중단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지난 6월 13일 발사가 예정돼 있던 미국 '엔데버'호의 경우, 연료 주입과정에서 수소 누출이 발견돼 발사가 연기됐다. 엔데버호는 이후에도 발사대 주변 기상 악화로 모두 6차례 더 연기됐다가 지난달 15일 발사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나로호의 발사 연기를 '실패'가 아닌 '발사 과정의 일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백홍열 전(前)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는 "나로호는 발사 후에 폭발하거나 우주에서 궤도를 이탈한 것이 아니라 카운트다운 과정에서 중단됐기 때문에 발사 실패로 볼 수 없다"며 "이는 최종적으로 발사에 성공하기까지 하나의 과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