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두말할 것 없이 야구 인기가 가장 높은 도시다. 당연히 사직구장엔 항상 야구팬들로 들끓는다. 올시즌 평균 관중이 8개구단 중 유일하게 2만명이 넘는다.
홈구단인 롯데는 많은 관중이 오는 만큼 안전대책에도 만전을 기하려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부족한 점이 수시로 드러난다.
19일 롯데-SK전이 열린 사직구장에서 한 여성팬이 부상을 당했다. 타구에 맞아 코를 다쳤다. 경기중이 아니라 경기전 선수들의 훈련시간에 일어났다.
롯데 선수가 친 타구에 1루측 익사이팅존에 앉아있던 여성이 맞았다. 익사이팅존은 그라운드에서 가장 선수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 원래 깨끗하게 볼 수 있도록 그물도 설치하지 않으려 했지만 안전상 내야쪽에만 1m 높이로 낮게 설치했다. 외야쪽은 그물이 없어 위험에 노출돼 있다.
경기중에는 관중도 경기에 집중하기 때문에 타자들의 타격을 지켜보지만 훈련할 때는 선수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서 치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을 보느라 타격에 집중하지 못한다. 이날 사고도 그렇게 해서 생긴 일이다.
일본의 도쿄돔에도 사직구장의 익사이팅존처럼 그물 없이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좌석이 마련돼 있다. 당연히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선수들의 훈련 시간엔 이동 그물망을 가져와 익사이팅존을 둘러싼다. 혹시나 있을 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경기장에서 관중이 사고를 당했을 때 홈구단이 특별한 잘못을 하지 않았을 경우 법적인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 익사이팅존도 관중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 야구장은 어디든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규정상 그렇다 해도 구단의 좀더 세심한 배려가 있었더라면 예방할 수 있는 사고였기에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