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우드의 제왕'으로 불리는 인도의 국민 배우 샤룩칸(Shah Rukh Khan·44)이 14일 저녁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가 보안 당국에 약 2시간 동안 억류돼 조사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인도 여론이 들끓고 있다.
발리우드의 인기 영화배우들은 인도인 팬들로부터 '신앙'에 가까운 숭배를 받는데, 샤룩칸은 그중에서도 최고의 수퍼스타다. 펩시콜라·노키아·현대차 등 최고의 브랜드들이 그를 현지 CF 모델로 기용했고, 그의 생일이면 일간지와 영화잡지들은 특집 섹션을 발행한다.
이번 사건은 특히 지난달 APJ 압둘 칼람(Kalam) 전 인도 대통령이 뉴델리 공항에서 미 컨티넨털 항공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몸수색을 받는 '외교 결례' 사건이 벌어진 데 이어 발생했다.
샤룩칸은 PTI 통신 등 인도 언론에 "(나를 조사한 이유가) 무슬림들이 주로 쓰는 '칸'이라는 이름 때문이라고 들었다. 화가 나고 모욕적이다"고 말했다. 샤룩칸은 15일 시카고에서 열리는 인도 독립기념일 기념 퍼레이드에 참석하고, 새 주연 영화 '내 이름은 칸'의 홍보를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이 영화는 9·11 테러 뒤 미국에서 인종적 이유로 차별받은 인도인의 실화(實話)에 바탕을 둔 이야기다.
암비카 소니(Soni) 인도 방송부 장관은 "종교적 이름이라는 이유로 구금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발리우드 스타 여배우인 프리얀카 초프라(Chopra)도 트위터를 통해 "인종주의와 증오를 부추기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인도인들의 블로그에는 "브래드 피트가 올 때 똑같이 대우하자"는 '복수' 얘기도 나온다.
티머시 로머(Roemer) 주(駐)인도 미국 대사는 "샤룩칸은 당연히 환영받는 미국의 손님"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입력 2009.08.17.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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