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학생들이 만든 초대형 콜라주 작품이 러시아의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전시된다.

이 작품은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한국어 작품안내 서비스를 후원하는 대한항공이 한국어 서비스 시작을 기념해 단국대와 함께 산∙학 협동 프로젝트로 추진한 것이다. 콜라주란 종이·인쇄물·사진 등 작은 조각들을 오려붙여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미술 기법을 뜻한다.

대한항공은 12일(현지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콜라주 작품 기증식을 갖고, 이날부터 특별전시실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전시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단국대 시각디자인학과 학생 67명이 지난 6월 4일부터 열흘 동안 철야 작업을 하며 만들었다. 농구 코트 절반 규모에 달하는 가로 15.6m, 세로 9.6m 크기의 작품이다. 대한항공은 이 작품을 5등분으로 나눠 항공편으로 현지까지 운송한 뒤 재구성했다.

이 작품은 에르미타주 박물관 전경과 고갱의 ‘과일을 쥐고 있는 여자’ 등 박물관이 소장한 대표 작품을 콜라주 기법으로 묘사했다. 3240권의 잡지에서 한글이 사용된 부분만 찾아 찢어 붙이는 과정을 거쳤다. 이 작업과정을 담은 동영상은 인터넷에 공개돼 조회수가 120만회가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대한항공은 설명했다.

에르미타주 박물관 관계자들은 “한국에서 인기를 모은 콜라주를 직접 볼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면서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모습을 엄청난 크기의 콜라주로 표현해낸 학생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이날 기증식에는 김성무 대한항공 상트페테르부르크공항사무소장, 미하일 보리소비치 피오트롭스키 박물관장, 마트예브 에르미타주 박물관 전시개발책임자를 비롯해 콜라주를 만든 단국대 시각디자인학과 학생 대표 10명 등이 참석했다.

학생 대표로 행사에 참여한 이규호씨(단국대 시각디자인학과 4년)는 “동료들과 함께 열흘 밤을 새워가며 만든 콜라주가 실제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전시되어 자랑스럽고 기쁘다”며 “한국어로 박물관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되니 커다란 긍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루브르 박물관에 이어 지난 6월 25일부터 러시아 최대 박물관인 에르미타주에 한국어 작품안내 서비스를 본격 실시하고 있다. 올해 말 영국 대영박물관도 서비스를 시작해 세계 3대 박물관 한국어 안내서비스를 완성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세계 주요 박물관을 대상으로 한국어 안내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우리말의 위상과 국민들의 자긍심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