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당산동3가에 위치한 영등포세무서 건물은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지붕양식이 유럽식 궁전을 떠올리게 하는 이 건물은 주위 환경과 비교했을 때 다소 위화감이 조성될 정도로 화려하다.

건축물의 화려함에 놀란 사람들은 이 건물이 세무서 청사라는 사실에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징세업무를 담당하는 세무서 건물이 저렇게 화려해서야 쓰나"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 일쑤다.

하지만 영등포세무서 직원들은 이런 오해를 살 때마다 억울한 느낌을 갖게 된다. 이 건물은 세금 대신 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옛 목화예식장 측은 예식장 신관 건물을 물납(조세를 금전 이외의 것으로 납부하는 것)했고 지난 2002년 영등포세무서는 건물 내부를 수리한 뒤 입주했다. 결국 현 청사는 새로 지은 것이 아니라 국유재산으로 변한 옛 예식장 건물인 것이다.

한 국세청 관계자는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해 한마디 한다. 그는 "영등포세무서 건물이 지나치게 화려하다는 지적을 받을 때마다 사람들이 지나치게 고리타분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며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사고가 좀 더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작정 개성 없는 세무서 건물을 양산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