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가 5일(한국시각) 리버풀 미드필더 사비 알론조 영입을 마무리, 이번 여름 유럽축구계를 뜨겁게 달궜던 갈락티코 2기 구성이 완료됐다.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 복귀와 함께 갈락티코 부활을 선언한 레알 마드리드는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를 비롯해 카카, 카림 벤제마 등 특급 스타들을 영입하고, 반 니스텔루이, 클라스 얀 훈텔라르, 가브리엘 에인세, 미셸 살가도 등을 퇴출했거나 내보낼 예정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2000년대 초중반 '브라질 축구 황제' 호나우두, 지네딘 지단, 루이스 피구, 데이비드 베컴 등 초호화 멤버로 갈락티코 1기를 구성해 '지구방위대'로 불렸다. 1기 초기 레알 마드리드는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한차례(2001~2002시즌), 프리메라리가 정상에 두차례(2000~2001시즌, 2002~2003시즌) 올랐다. 그러나 후기로 갈수록 위용을 잃었고, 엄청난 투자를 감안하면 실패했다는 의견이 다수다. 새로 출범한 갈락티코 2기는 성공할 수 있을까.







4560억 투자 'Only 돈'
퍼거슨 "팀 불균형 실패" 감독 리더십도 도마위에

 ▶갈락티코 1기 실패의 교훈

레알 마드리드는 올 여름 공격수와 미드필더뿐 아니라 수비수 보강에 신경을 썼다.

에인세와 베테랑 살가도 등을 퇴출시키고, 알바로 아르벨로아와 라울 알비올을 불러들였다. 그동안 팀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 수비라인 강화에도 비중을 둔 것이다.

갈락티코 1기 당시 레알 마드리드는 화려한 공격진에 비해 수비라인이 빈약했다. 천문학적인 돈을 공격수 영입에 투입한데 반해, 수비라인의 중요성을 간과했다. 2003년 베컴 영입 직후에는 클라우드 마케렐레가 팀을 떠나야 했다.

1기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 수비라인에도 관심을 기울인 것이다.

그러나 묵은 숙제가 말끔하게 정리됐다고 볼 수 없을 것 같다. 초특급 선수로 채워진 공격-미드필드진에 비해 수비라인이 처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제 무리뉴 인터 밀란 감독과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 등은 레알 마드리드 팀 불균형을 지적하고 있다.


퍼거슨 감독은 "바르셀로나가 매년 한 두명의 선수를 영입해 균형을 유지하는 반면, 수많은 스타들을 끌어들인 레알 마드리드는 팀 불균형으로 고전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시 시험대에 오른 감독 리더십

리그 우승을 하고도 경질될 수 있는 게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이다. 리그 우승은 기본이고,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강한 압박에 시달려야 한다.

이번 시즌 지휘봉을 잡은 비야 레알 출신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 또한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초반 부진이 감독 경질로 이어질 경우 갈락티코 2기는 지향점 없이 표류할 수 밖에 없다.

이전 감독들은 운신의 폭이 좁았다. 개성이 강한 특급 스타들을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기 힘들었다. 1기 때는 구단 최고위층의 간섭에 시달려야 했다.

페예그리니 감독 또한 비슷한 입장에 놓여 있다. 벌써부터 '모래알 조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페예그리니 감독의 선수단 장악능력이 2기 성공의 관건이라는 얘기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 베스트 11 중 절반 이상이 새 얼굴일 정도로 대대적인 물갈이를 했다.

▶돈으로 쌓은 성

레알 마드리드는 엄청난 재정 부담을 안고 갈락티코 2기를 출범시켰다. 이번 여름 무려 2억9500만유로(약 4560억원)를 쏟아부었다.

맨유나 바르셀로나, 첼시, AC 밀란 등 유럽의 다른 빅클럽들이 경악할 만큼 과감했다.

문제는 이 돈이 은행대출을 통해 조달됐다는 점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호나우두와 카카 영입 직후 산탄데르 은행 등 스페인 금융 기관을 통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대출받아 영입 비용에 충당했다.

방송중계권료와 마케팅 성공을 염두에 둔 정책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 성적을 내지 못할 경우 페레즈 회장의 구상은 흔들리게 된다. 갈락티코 2기가 재정적인 압박 때문에 모래성처럼 붕괴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