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마산, 박현철 기자]야구계 속설 중 하나. 타격감이 안 좋은 타자는 바가지 안타를 통해 타격감을 찾는다는 말이 있다. 운이 동반된 타구를 통해 선수가 자신감을 회복, 제 타격감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지난 6월 입은 끔찍한 턱 관절 골절상에도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이며 다시 1군 무대에 복귀한, 그러나 제 감을 찾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던 '종박' 이종욱(29. 두산 베어스). 그가 66일 만에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종욱은 지난 4일 마산 롯데 전서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 6타석 5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12-4 대승에 기여했다. 특히 이종욱의 멀티 히트는 지난 5월 30일 대전 한화 전 이후 66일 만이다.
턱 관절 완치와 실전 감각 회복 기간을 감안, 9월에야 복귀가 가능해 보였던 이종욱은 '짐승' 같은 회복력을 보인 끝에 7월 19일 잠실 히어로즈 전서 그라운드를 밟으며 팬들의 웃음을 되찾게 했다. 그러나 그동안의 성적은 좋지 못했던 것이 사실.
그의 7월 성적은 28타수 3안타(1할7리) 1타점에 불과했다. 특히 히팅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서 플라이 타구가 많았다. 이종욱의 역할을 대신할 선수 중 한 명인 신인 정수빈(19)마저 2군으로 내려가 기량 연마의 과정에 들어섰기에 이종욱의 감각 회복이 더없이 중요했다.
그런 의미에서 4일 경기 1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우익수 앞에 툭 떨어진 안타를 때려낸 것은 더욱 값졌다. 볼카운트 2-2에서 손민한(34)의 5구 째를 띄운 타구는 우익수 카림 가르시아(34) 앞에 뚝 떨어진 안타가 되었다.
바가지 안타가 타격감을 끌어 올린다는 이야기. 이는 단순한 운으로도 치부할 수 있지만 배트 컨트롤이 컨디션 부조 시기에 비해 한결 좋아지면서 수비수들이 잡기 어려운 곳에 안타를 때려낼 수 있다는 뜻도 담겨있다. 더욱이 이종욱은 팀의 득점 포문을 열어젖히는 테이블 세터 요원이다. 두산에는 더없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항상 열심히 훈련하면서도 기대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아 웃음 속에 어두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던 이종욱. 그가 4일 터뜨린 바가지 안타를 시작으로 제 위력을 떨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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