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북부지역에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특히 전국 각지에서 주민들의 반발로 설치가 쉽지 않은 만큼 님비현상을 슬기롭게 극복한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우선 포천에서는 하루 80t을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장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 양주에는 양주·동두천이 함께 사용하는 광역 소각장, 고양에도 기존 시설을 대체하는 최신방식의 소각장이 곧 준공될 예정이다.
포천시 신북면 만세교리에 들어설 포천 자원회수시설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이 소각장은 지난 2007년 8월에 착공해 2년 동안 공사를 진행해 왔다. 40t 소각용량의 소각로 2개와 연소가스 냉각·처리설비, 오·폐수 처리 설비도 갖추고 있다. 이미 지난 4월 중순부터 4개월 가까이 시험운전을 진행하고 있다. 포천시는 다음 달 17일 준공식도 가질 예정이다.
포천 자원회수시설의 전체 사업비는 317억원으로 민간에서 115억원을 투자했다. 벽산엔지니어링과 벽산건설이 출자해 BTO 방식으로 건설했으며, 앞으로 15년 동안 운영권을 갖는다. 앞으로 포천시 지역에서 배출되는 가연성 쓰레기는 이곳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는 정화장치를 거쳐 배출되며, 오염도는 굴뚝 자동측정장치를 통해 관리된다. 포천시는 시운전 과정에서 측정한 결과 모두 허용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포천시 환경관리과 신미숙 환경시설팀장은 "현재 하루 평균 60t을 반입해 소각 처리하고 있다"며 "입지선정 난항, 수도권 매립지의 반입 중단 등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주변지역 주민들과 함께 이루어낸 이해와 협력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특히 포천 자원회수시설에는 회수한 폐열을 활용하는 실내수영장과 사우나, 축구장 등 주민편익시설도 설치돼 지역 주민들의 문화·체육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 양주시 은현면 봉암리에는 양주권 광역 자원회수시설이 올 연말에 완공된다. 양주와 동두천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하루 최대 200t까지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다. 우리은행, 교보생명, 대한생명 등이 공동출자한 ㈜양주하모니환경이 투자하는 사업자 선부담방식이 도입됐다. 추정사업비 840억원 가운데 택지개발부담금 22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정산해 국비, 도비, 시비로 충당하게 된다. 당초에는 포천·연천도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철회하면서 규모가 축소됐다.
양주권 자원회수시설은 특히 소각에 따른 오염물질 배출량이 국내에 널리 보급된 스토커 방식보다 훨씬 적은 열분해 용융방식을 도입했다. 무산소 상태에서 열을 가해 쓰레기를 분해한 뒤 녹이는 방식으로, 소각 과정에서 고철 등 유기물을 용융 이전에 회수하고 소각잔재물을 시멘트 재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 또 보조연료 없이 폐기물의 자체 열원을 이용해 용융을 할 수 있어 시설운영비 부담이 적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작년 가동을 시작한 경남 양산시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도입된다. 양주권 자원회수시설에도 지상 2층 규모에 실내수영장·헬스장·찜질방·사우나·에어로빅실 등을 갖춘 스포츠센터와 축구장·야구장·생태공원 등 주민 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도 1129억원을 들여 기존의 소각장을 대체하는 시설이 건설되고 있다. 하루 300t을 처리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로 역시 열분해 용융방식이 도입된다. 지난 2006년 5월에 착공했으며 내년 3월에 완공된다. 이곳에도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에 수영장·놀이방·탁구장·골프연습장·에어로빅장·체력단련장·강당 등을 두루 갖춘 스포츠센터도 들어선다. 게이트볼장·산책로도 함께 문을 열 예정이다.
이미 경기북부 지역에는 구리와 파주 광역 자원회수시설 등 모두 4개의 소각장이 운영되고 있다. 구리는 남양주, 파주는 김포와 함께 사용하고 있다. 또 연천에서도 하루 40t의 생활폐기물과 하수·축분 슬러지를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장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곧 실시설계 입찰 공고에 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