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예상은 했다. 하지만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 관광객이 3배까지 늘었다. '0' 분양 사태로 고민하던 춘천에 아파트 신축이 거론되고 있다. 경춘고속도로 개통 보름 만의 효과다. 길이 있는 곳에 사람이 몰리고 있다. 춘천이 생겨난 이래 처음 맞는 호기를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우려 섞인 조언도 나온다.

◆개통 보름 만의 개벽

1일로 경춘고속도로 개통 보름이 지났다. 관광객이 몰려와 춘천이 웃고 있다. 길을 따라 사람과 돈이 유입된다는 점이 입증됐다.

춘천권은 서울~춘천 고속도로 개통으로 관광객이 보름 만에 최대 3배까지 늘었다. 춘천시 집계결과, 서울~춘천 고속도로 개통 이전인 9~12일 남이섬, 구곡폭포, 소양강댐, 청평사, 막국수 체험박물관, 강촌유원지를 찾은 관광객은 3만2119명이었다. 이에 비해 고속도로 개통 첫 주말인 16~19일에 이들 관광지를 찾은 방문객 수는 5만2823명으로 64% 늘었다. 또 23~26일에는 개통 이전보다 2배 이상 많은 7만7989명이 방문했다.

관광지별로 청평사가 개통 전 하루 평균 2885명에서 개통 첫주 6481명(125%), 2주 뒤에는 1만1890명으로 무려 312%가 급증했다. 관광객 유입으로 닭갈비 막국수 업소들의 매출도 30~50%가 늘어났다.

경춘고속도로 개통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5일 개통식 장면.

◆쭉 뻗은 길 따라 집값도 쑥쑥

춘천은 올해 초만 해도 미분양 사태로 고민했다. 이제 고속도로 개통으로 부동산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외지인들의 문의와 현장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춘천은 강원도 땅값 상승과 미분양아파트 소진을 주도하는 존재가 됐다. 관련업계는 부동산 거래량 증가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속도로 개통 후 10여일간 춘천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춘천 주민의 문의가 증가한 것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고속도로 개통 전까지 지역 부동산 관련 문의는 외지인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개통 후에는 지역주민들의 문의도 전체의 40%까지 증가했다. 춘천~서울고속도로가 큰 관심을 받으면서 지역주민들이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전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춘천을 직접 찾아 부동산 매매에 손익을 따지는 외지 거래자들도 늘고 있다.

개통 전에는 인터넷 및 전화 문의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직접 현장을 찾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장 방문객은 투자 또는 투기 목적보다는 노후를 보내거나 개인 휴양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아파트의 경우 최근 미분양아파트가 1000가구 이하로 떨어지고, 수도권 기업이전 등도 잇따라 계획된 것을 감안할 때 빠르면 연내에 다시 신축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역경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상업공간 매매 문의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유동 및 유입인구 증가로 활발한 매매가 기대됐지만 아직 춘천지역의 시장성에 의문을 가지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외지인들이 주도하는 투자형이 아닌 지역주민들의 생계형 매매가 주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