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귀화하는 순간부터 꿈꿨던 일을 하게 됐습니다."

공기업 사상 처음으로 귀화한 한국인이 사장에 오른다. 독일 출신 이참(55)씨가 28일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됐다. 관광공사측은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이참씨를 사장으로 내정,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참(55)씨는 이날 밤 본지와의 통화에서 "평소 한국문화만큼 경쟁력 있는 콘텐츠도 없다고 생각했다. 이를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한국관광공사 사장 공모에 지원했다"며 "어느 나라보다 유서 깊은 전통의 향기를 깊이 간직하고 있는 한국의 미(美)를 홍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본명이 베른하르트 크반트(Bernhard Quandt)인 이씨는 독일 구텐베르크대학에서 불문학과 신학을 전공했고, 미국 트리니티신학대학에서 상담학 박사를 수료했다. 종교행사 참석차 들른 한국의 매력에 빠져 1978년 한국에 정착한 그는 1986년 귀화해 '독일 이씨'의 시조가 됐다. 나라 '한', 도울 '우'를 써 '이한우'라는 이름을 쓰던 그는 2001년 한국 사회에 참여한다는 뜻으로 참여할 '참'을 써 '이참'이란 이름으로 다시 개명했다. 1982년 결혼한 한국인 아내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최근까지 KTV '이참의 업그레이드 코리아'에서 한국의 미를 소개하는 등 지난 20여년간 방송인, 대학강사, 기업체 대표 등 다방면에서 활동해왔다. 지난 대선 기간에는 '이명박 캠프'에서 한반도대운하특별위원회 특별보좌관으로도 활동했다.

이 내정자는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선비가 백성을 다스렸던 나라"라며 "무력으로 사람을 누르려 하지 않고 철학으로 사람을 섬겼던 나라다. 한국이란 나라의 철학을 알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녹색성장, 친환경적인 관광산업에 관심이 많다"며 "인위적으로 자연을 개발하는 대신 사람에 의해 훼손된 자연유산을 복구하는 데 힘쓰고 싶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이번 인사가 외국인들도 한국을 위해 일한다면 공기업 고위직에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점에서 벽을 허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때 캠프에서 일한 것이 사장 내정에 도움을 줬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제가 그때 특보로 활동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보다는 제가 누구보다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고 사람들과 활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열린 자세 덕분에 뽑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