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니어의 규현이가 앞으로 정말 클 것 같아요. 빅뱅의 태양, 소녀시대의 태연이도 유망하죠."

16일, 목동 SBS 로비에서 유영석을 만났다. 유영석은 얼마 전 당한 부상 때문에 다소 불편해보였다. 하지만 인터뷰에 임하는 태도는 여유로웠다.

최근 유영석은 '일요일일요일밤에'의 '오빠밴드' 코너에 출연하고 있다. 비음악인이 많은 '오빠밴드'에서 유영석은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당초 제안된 것은 음반 프로듀서였지만, 유영석은 건반을 자청했다. 이러한 적극성 때문에 일부 팬들은 윤종신과 김태원에 이어 '예능계 늦둥이'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갖기도 했다.

"전 음악인이고, 오빠밴드는 음악이잖아요. 녹화장소는 제게 가장 편안한 곳, 녹음실입니다. 만약 어디 놀러 가는 프로그램이었으면 안 했죠."

오빠밴드는 70, 80년대 밴드 음악의 감수성을 되살리는 프로그램이다. 유영석은 예전에 모 케이블TV에서 중년의 아저씨 밴드들에 관한 프로그램을 방송한 적도 있다. 그 감성이 오빠밴드에도 듬뿍 실려있다.

'겨울 바다', '사랑 그대로의 사랑', '7년 간의 사랑'

유영석은 '푸른 하늘'과 '화이트'를 통해 지난 23년간 80, 90년대의 순수한 젊음을 노래해왔다.

그 젊음이 그리워진 것일까? 최근 유영석은 아이돌 스타와 함께 일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오빠밴드'에는 슈퍼주니어의 (조)규현, (이)성민과 밴드 생활을 하고 있다. 슈퍼주니어의 규현은 유영석 헌정앨범 '7년간의 사랑'의 타이틀곡을 맡는 영광도 안았다.

"한때 락밴드를 꿈꾸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젊은 피로 스타를 꿈꾸는 뮤지션 (김)정모와 뮤지션을 꿈꾸는 스타 (이)성민이 함께 합니다. 방송하는 게 정말 즐겁습니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OST에 실린 소녀시대의 '사랑은 선율을 타고' 역시 유영석의 작품이다. 유영석은 "티파니가 그 곡이 너무 묻혀서 아쉽다며 한곡 더 달라더라"며 웃었다. 소녀시대의 티파니는 얼마 전 '오빠밴드'의 3대 보컬로 참여하기도 했다.

아이돌 스타와의 작업이 많은 것에 대해 다소 불편해하는 시선도 있다. 유영석이 아이돌의 유명세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하지만 유영석은 "시야가 열린 느낌"이라며 "음악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에 감명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저야 녹음실에서 열심히 해주면 그저 예쁘죠. 특히 규현이는 정말 뽀뽀해주고 싶을 정도에요. 그런 친구들이 음악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에 도움이 되었다는 게 기쁩니다."

하지만 유영석은 아이돌 스타들의 정해진 음악 패턴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따라 부르기 쉽게 정확한 박자에 맞춰진 음악만 해왔다는 것이다. 그는 "밀고 당기는 리듬감을 가르치는 데에 3일이 걸렸다"면서도 "음악적 선후배로 맺어질 수 있어서 기뻤던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만일 유영석 노래가 아이돌 덕분에 떴다고 하면, 제겐 불명예죠. 그런데 보컬이 누군지 모르고 들어도 노래가 너무 좋다 싶을 만큼 잘 소화해내니까, 칭찬해줄 수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