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작품보다 욕심을 많이 냈습니다. 그래서 더 아쉽네요." 스포츠조선에 절찬리 연재 중인 박인권 화백(55)의 장편극화 '열혈 장사꾼'이 오는 24일 1년 7개월의 대장정을 마친다. 박 화백은 새 작품 '독종'으로 8월1일 독자들과 새롭게 만난다. "전작인 '대물'의 경우 기분 좋게 탈고했어요. 하지만 '열혈장사꾼'은 뭔가 부족한 것 같더라고요. 최근 3일간 아예 원고를 못 쓴 적도 있어요." 왜 그럴까, 이유를 곰곰히 생각하다 '아, 어떤 작품보다 애정을 많이 쏟았구나'란 결론을 얻었다. 길 떠나는 자식에게 뭐라도 하나 더 챙겨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 '열혈장사꾼'은 박화백에게 그런 아련한 정을 준 작품이었다. '열혈장사꾼'은 차 세일즈맨인 주인공 하류를 통해 '이 험난한 시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란 화두를 제시했다. 아울러 '진정한 프로가 되라, 자신의 일에 열과 성, 영혼을 다하라'라는 메시지를 송곳처럼 던졌다. "연재 초반엔 '대물'의 그림자가 어른거려 힘들었어요. 제비이야기, 여자이야기에 익숙한 독자들로부터 '왜 안 하던 거 하냐, 본모습을 보여라'라는 무언의 압박을 받았거든요." |
꿈속 스토리 구상 몽유병 환자처럼 돌아다니기도… |
애정 쏟은 '…장사꾼'손놓기 아쉬워… 올가을 드라마 방영 |
이런 일이 있었다. 포항의 한 팬이 "'열혈 장사꾼'을 읽으면서 장사하는 보람과 긍지를 느꼈다. 고맙다"고 전화를 해왔다. 그러더니 며칠 뒤 다시 전화해 "선생님 야한 만화도 하셨어요? 그런 얘기가 돌던데 아니시죠?"라고 물어 굉장히 당혹스러웠다.
마음을 추스렸다. '여기서 무너지면 안된다, 끝까지 가보자, 진심을 담는다면 통할 것이다'란 각오로 펜을 부여잡았다. 덕분에 새 독자층이 많이 생겼다. 연재 중반 이후 여기저기서, 특히 영업하는 독자들로부터 격려 전화와 메일이 폭주했다.
'열혈장사꾼'의 피날레는 어떻게 될까? 박화백은 이미 첫 페이지를 그리기 전부터 결말을 준비하고 있었다. 자신에게 상처를 준 첫사랑 다해에게 이를 갈고 복수를 다짐하는 하류, 그녀를 만나러 떠나는 순간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놀랍게도 타임캡슐에 저장돼 있다 20년 만에 배달된 편지였다. "나머지는 작품을 통해 직접 확인해달라"며 박화백은 미소를 머금었다.
"새 작품 '독종'은 한탕을 노리는 요즘 세태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어요. 만화적 재미와 오락성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줄 작정입니다." 24일 대미를 장식하는 '열혈장사꾼'은 25, 27일 2회에 걸쳐 에필로그를 싣는다. 아울러 '독종' 예고편이 28, 29일 이틀간 선보인다.
한편, '열혈장사꾼'은 화앤담프로덕션이 제작해 올가을 SBS를 통해 드라마로 방영될 예정이다.
< 김형중 기자 hkim@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