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현지시각) 장례식을 끝으로 영면한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들이 어린이들에게는 부적절한 가사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중앙선데이가 12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그가 ‘유명한 가수’에서 ‘전설의 가수’로 거듭나게 된 것은 1983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앨범 ‘스릴러’를 발표하고 수록곡들이 연달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던 어느 날, 그는 ‘모타운 음반사 설립 25주년 기념 공연’에서 ‘빌리 진(Billie Jean)’에 맞춰 ‘문워크’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빌리 진’은 노래도 훌륭하지만 문워크 때문에 그의 공연에서는 빠지지 않는 레퍼토리가 되었다. 하지만 ‘빌리 진’의 내용을 해석해 보면 어린이가 부르기에는 대단히 부적절하다.
가사에 따르면 노래 속 주인공 남성에게 어느 날 빌리 진이라는 여인이 아이 한 명을 데리고 나타나 그가 아이의 아빠라고 주장한다. 남자는 모든 것이 빌리 진의 음모라며 한사코 부인한다. 하지만 법원마저 빌리 진의 손을 들어 주니 남자로서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에다가 아이의 눈매가 어쩐지 남자와 닮은 듯하니, 오 노! 이런 내용이다.
대중가요가 꼭 사랑 타령에 국한될 필요는 없지만 하고많은 소재 중에 하필이면 한 미혼모의 친자확인 사건을 택했는지 희한하다. 사실 이 노래는 실화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한다. 당시 잭슨의 열혈 팬인 테레사 곤살베스라는 여인이 팬레터로 보내온 사연에서 모티브를 따 ‘빌리 진’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빌리 진’ 외에도 마이클 잭슨의 노래를 살펴보면 의외로 음산하고 음울한 내용의 가사가 많다. “깡패 무리가 나타나거든 무조건 도망쳐.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중요치 않아”(‘Beat it’), “너를 공격해 올 괴물로부터 아무도 널 구해 주지 않아”(‘Thriller’), “그 여자는 정말 위험해. 내 돈을 가져가고 내 시간을 빼앗아 갔지”(‘Dangerous’) 등이 그러하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아버지로부터 학대받은 어린 시절에 대한 분노가 투사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그는 2003년 방영된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아버지를 닮은 얼굴이 싫어 성형수술에 집착했다”고 고백할 만큼 아버지를 미워했다.
그러고 보면 ‘You are not alone’이나 ‘Heal the world’와 같이 지극히 이상적이고 평화적인 가사의 노래 역시 빼앗긴 유년기에 대한 자기 연민의 투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