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사상 첫 1천만 관객 동원에 도전하는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 UP - 더 크고 화려해진 속편의 공식…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개봉 전부터 예상되었던 변신 로봇들의 기세였다. 이 정도면 거의 독점수준이다.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이하 트랜스포머2)이 개봉 12일만에 전국관객 520만명을 돌파하면서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을 제치고 2009년 최고 흥행작 자리에 우뚝 섰다.

'트랜스포머2'는 개봉 2주차가 지났음에도 국내 전체 스크린의 50%에 육박하는 1000개 이상의 압도적인 스크린에서 상영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평균 하루 관객이 50만명에 이르는 등 엄청난 흥행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이전까지 뚜렷한 경쟁자가 없어 당분간 압도적인 흥행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트랜스포머2'가 몰고온 바람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7월 개봉 예정인 '오감도', '차우', '10억'등은 '트랜스포머2'와 간접적으로 맞상대를 해야 한다. 한국영화 진영은 스크린 확보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트랜스포머2'가 우리나라에서 흥행 광풍을 일으킨 것과 동시에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가 차례대로 영화관람료를 인상했다. 킬러 콘텐츠의 파워를 유감없이 과시한 셈이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지금까지 할리우드에서 보기 힘들었던 변신로봇이라는 스토리와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현란한 기술을 자랑한다. 앞으로 등장할 '트랜스포머3'은 화려한 로봇들의 잔치와 더불어 1, 2편과 다른 색다른 이야기 전개 여부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랜스포머' 태풍의 영향권에 놓여 큰 피해를 받은 '펠햄 123'

▶ Down - '로봇 종합세트'에 숨죽인 두 배우의 호연… '펠햄 123'

일단 명단부터 화려하다. '더 팬',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스파이 게임' 등 스릴러 액션 장르에서 탁월한 솜씨를 발휘해 온 토니 스콧 감독을 시작으로 덴젤 워싱턴과 존 트라볼타 등 흥행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연기파 배우들이 한데 모여 화제를 모은 영화 '서브웨이 하이재킹:펠햄 123'(이하 '펠햄 123')이 개봉 4주차 현재 전국관객 35만명에 그치며 이름값에 미치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1970년대 흥행작 '지하의 하이재킹'을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지하철을 납치하며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는 인질극을 벌이는 테러리스트를 상대하는 지하철 배차원의 활약을 그린 영화다. 평범한 소시민으로 보이기 위해 몸무게를 100kg 넘게 찌운 덴젤 워싱턴과 테러리스트의 광기를 통해 긴장감 있게 영화를 이끌어 가는 존 트라볼타의 호연은 도시의 패닉 상태를 실감나게 묘사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런 두 배우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40년 가까이 된 원작의 리메이크는 거장 토니 스콧 감독에게도 부담이 컸을 것이다. 헐리웃 블록버스터치고는 소박한 스케일과 더불어 마지막에 장치해 둔 반전도 뒤통수를 칠 정도로 짜릿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또한 개봉관이 개봉 2주차 337개 → 개봉 3주차 114개 → 개봉 4주차 26개로 줄어든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스크린 독과점 시비를 불러올 정도의 큰 파급력을 보인 '트랜스포머2'의 힘도 부진한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크림슨 타이드', '맨 온 파이어', '데자뷰'에 이은 덴젤 워싱턴과 토니 스콧 감독의 반가운 4번째 만남에 만족해야 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