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연패 중인 선두 SK지만 사실상 독주체제를 굳힌 가운데 남은 페넌트레이스에 영향을 미칠 변수는 무엇일까.

SK는 6일 현재 47승 28패 5무로 5할8푼8리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주 롯데에 연패를 당했지만 앞서 7연승으로 충분한 간격을 벌어뒀다.

팀방어율 1위(3.53), LG(.286)에 이은 팀타율 2위(.283)로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이상적인 투타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 홈(24승 15패 2무)과 원정(23승 13패 3무) 성적도 큰 차이가 없다.

게다가 2위 두산과 3위 KIA가 각각 5연패, 2연패를 당해 추격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남은 53경기에서 장기간 연패라는 이변만 만나지 않는다면 사실상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은 거머쥐었다고 볼 수 있다.

7일부터 두산과 삼성을 잇따라 만난다. 두산은 5연패로 하향세가 뚜렷하고 삼성은 최근 10경기에서 8승을 거둘 정도로 상승일로다. 단 장마권을 접어든 날씨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문제는 SK가 지니고 있는 자체 전력에 대한 변수다.

▲포수 정상호

첫째는 왼쪽 아킬레스건 파열에 의한 수술로 사실상 시즌을 마친 박경완 대신 포수 마스크를 쓴 정상호(27)다.

정상호는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 25일부터 SK 주전 포수로 활약하며 팀의 7승 3패 성적을 이끌어냈다. 연패를 당했지만 앞서 7연승을 구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타석에서도 최근 7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펼쳐 투타 모두에서 박경완의 공백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정상호의 상태가 썩 좋지 않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오른쪽 골반이 좋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 3일 롯데와의 3연전 첫날 롯데 장성우의 홈 쇄도 때 왼쪽 무릎 바깥쪽을 차여 제대로 걸을 수 없는 상태다.

이에 김성근 감독은 "평소 같았으면 스스로 빠지겠다고 했을텐데 책임감 때문에 아무 말 없이 경기에 나가고 있다"며 기특하다는 입장이지만 걱정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정상호에 메울 수 있는 백업요원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허일상과 윤상균이 있지만 SK 코칭스태프는 두 명 모두 아직 한 경기를 책임지게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은퇴했던 허일상은 얼마전 선수로 등록했고 윤상균은 타격 재능에 비해 포수로서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민경삼 SK 운영본부장은 "어떻게든 포수를 구해와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포수 영입을 위한 다른 7개 구단과의 물밑작업이 한창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선발 카도쿠라

또 한 명은 일본인 용병 투수 카도쿠라(36)다. 마이크 존슨의 대체용병 카도쿠라는 SK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16경기 중 13차례 선발로 나섰고 4승 4패(1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점점 구위가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5일 대전 한화전에서 7이닝 3실점하며 2패째를 안은 뒤부터 계속 하락세다. 5경기 연속 6이닝도 버티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 5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2⅔이닝 3실점하며 강판됐다. 평균자책점도 5.00이다.

김성근 감독은 "5이닝만 버텨주면 되지 않을까"라고 다소 담담하게 말했지만 중간 불펜진의 부하를 생각하면 만족스럽지 못하다.

카도쿠라의 부진이 계속될 경우 선발진의 재배치도 예상할 수 있다. 팔꿈치와 어깨가 좋지 않아 재활 중인 채병룡을 예상보다 빨리 올릴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채병룡을 대신해서 던지던 고효준을 그대로 선발진에 남기는 대신 카도쿠라를 중간으로 돌릴 수 있다.

하지만 카도쿠라가 중간에서 어떻게 버틸지도 예상할 수 없는 입장이다. 결국 카도쿠라의 구위가 다시 살아나길 바라고 있다.

▲4번타자 이호준

마지막은 4번타자 이호준(33)이다. 이호준은 수술한 왼쪽 무릎이 아직 완전하지 않은 상태다. 시즌 초반 이를 참고 뛰며 10개의 홈런과 34타점을 날렸다. 하지만 상태가 악화돼 재활군에 합류해야 했다.

그러나 2군에서 2경기를 뛴 후 지난 5일 사직 롯데전에서 다시 엔트리에 등록, 홈런포까지 가동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시즌 타율도 3할1푼2리로 나쁘지 않다. 득점권에서 아직 홈런을 터뜨리지 못해 클러치 능력에 있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호준이 없으면 주로 박재홍이 4번타자로 나섰다. 하지만 오른 무릎 부상에서 완전하게 완쾌되지 않은 만큼 제대로 전 경기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비도 문제다. 1루수로 꾸준히 나서줘야 하지만 왼쪽 무릎 통증이 도질 경우 또 다시 다른 야수들로 채워야 한다. 이호준이 SK 1루수로 나서지 못하면 박정권, 이재원, 모창민, 정경배 등이 다시 1루로 나서야 한다.

결국 크게 이들 3명으로 대표되는 변수가 SK의 완전한 독주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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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호-카도쿠라-이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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