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황제를 맞다 |
8만명 축구팬 스타디움 메워 … 포르투갈 영웅 에우제비우도 참석 |
무려 8만명에 육박하는 스페인 축구팬들이 모여들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로 불리는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 축구 영웅 에우제비우까지 참석해 박수를 보냈다. 흥분을 참지 못해 삼엄한 경비를 뚫고 그라운드로 난입하는 팬까지 있었다.
최근 잉글랜드 맨유를 떠난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포르투갈)의 '꿈의 입단식'이 7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최대 수용 인원 8만354명)에서 열렸다.
호나우두는 최근 이적료와 연봉 기록을 세우면서 어릴적 꿈이었던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었다. 맨유가 호나우두를 팔면서 챙긴 이적료는 역대 최고인 8000만파운드(약 1640억원). 호나우두는 마드리드로부터 매주 20만파운드(약 4억원)의 최고 대우를 받는다.
세계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것은 경기가 벌어진 것도 아닌데 호나우두의 첫 마드리드 입성을 보기 위해 기록적인 8만명이 몰린 점이다.
외신들은 호나우두의 이같은 흡입력은 역대 최고라고 전했다. 호나우두 이전에는 1984년 7월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의 이탈리아 나폴리 입단식에 7만5000여명이 운집한 기록이 있다.
과거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었던 지네딘 지단, 데이비드 베컴, 루이스 피구 등도 호나우두 만큼 뜨거운 환대를 받지는 못했다. 불과 며칠전 마드리드로 온 브라질 미남 스타 카카의 입단식에는 5만5000명이 찾았다. 호나우두는 보란듯이 카카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입단식 몇 시간 전부터 베르나베우 스타디움 출입구에는 축구팬들이 줄을 섰다고 현지 미디어들은 전했다. 또 베르나베우 스타디움 전철역이 있는 마드리드시 지하철 10호선(다크 블루라인)은 평소와 달리 혼잡했다고 한다.
이날 호나우두는 스테파노로부터 배번 9번 유니폼을 받았다. 맨유에서 달았던 7번은 이미 마드리드의 살아 있는 '레전드(전설)' 라울이 달고 있어 최근 포르투갈 벤피카로 이적한 사비올라가 달았던 9번을 받았다.
호나우두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싶었던 나의 어릴적 꿈이 이뤄졌다. 이렇게 나를 보기 위해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채울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 영국 대중지 더 선은 최근 맨유 유니폼을 입은 마이클 오언의 유니폼을 사겠다는 문의 전화가 한 통도 없었다는 소식을 전하는 기사의 제목으로 'Ron 80000... Owen 0(호나우두 8만, 오언 0)'이라고 뽑아 우울한 맨유에 찬물을 끼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