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에서 등번호는 선수의 얼굴. 단순한 숫자가 아닌 선수의 팀 내 비중, 가치를 나타내는 상징이기도 하다.

특급 선수들의 이적 때마다 새 팀에서 몇 번을 달지가 관심사가 된다. 최근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은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포르투갈)와 카카(브라질), 카림 벤제마(프랑스) 또한 마찬가지였다.

스페인 언론은 호나우두가 9번을 달고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누빌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호나우두 하면 대다수 팬들은 7번을 떠올렸다. 호나우두가 맨유 에이스를 상징하는 7번을 달고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2003년 조지 베스트,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 데이비드 베컴이 달았던 7번을 포르투갈에서 영입한 유망주 호나우두에게 안겼다.

사실 호나우두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7번을 고집할 수도 없다. 레알 마드리드의 7번은 팀의 정신적인 지주이자 살아있는 전설인 라울 곤잘레스가 사용하고 있다.

호나우두는 지난해 말 자신의 패션 브랜드 CR9를 포르투갈 특허청에 등록한 바 있다. 그러나 호나우두가 팀의 간판 선수를 의미하는 10번을 달고, 9번은 공격수인 벤제마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호나우두는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에서 17번을 썼다.

AC 밀란 시절 22번을 썼던 카카는 8번이 박힌 새 유니폼을 받았다.

'지구방위대' 재건에 나선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마드리드 회장은 팀의 '레전드' 지네딘 지단의 등번호 5번을 제안했으나 카카는 "지단은 지단이고 나는 나다"라며 정중하게 고사했다. 레알 마드리드행이 결정됐을 때 카카는 22번이나 8번, 10번 중 하나를 쓰고 싶다고 했고, 결국 8번을 선택했다. 8번과 10번은 카카가 브라질대표팀에서 써온 번호다.

지난 시즌까지 레알 마드리드의 8번은 수비형 미드필더 페르난도 가고(아르헨티나)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