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동영상 사이트에서 '괴력의 무술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조선닷컴 6월 15일 보도

인터넷 동영상 커뮤니티 유튜브(YouTube)에 등장한 이 사나이에게는 '진짜 스트리트파이터가 되고 싶은(Real Street Fighter Wannabe)'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흰색 유도복을 입은 그는 맨손으로 자주색 승용차를 부쉈다. 주먹과 발길질이 있을 때마다 쇠가 종이처럼 구겨졌다. 그는 누굴까.

그의 이름은 박민건(朴民健·38)이다. 키가 177㎝에 몸무게가 97㎏다. 경기도 하남시 덕풍동에서 만난 그의 직업은 아마추어 이종격투기 선수이자 호프집 사장이다. 그의 팔뚝은 굵기가 17.5인치(약 45㎝)다. 배를 만져보니 단단한 근육이 느껴졌다.

박민건씨는 보안관으로 불린다. 싸움이 나면 달려가 화해시키는 것이 일이다. “말려도 계속 싸우면 그냥 공중으로 들어버려요.” 그는 “힘도 쓸 데가 있다”며 웃었다.

그가 차를 부수는 데는 순서가 있었다. 먼저 자동차 앞 라이트 사이에서 그릴을 빼낸다. 그 뒤 라이트를 깨고 범퍼를 뗀다. 다음은 보닛을 반으로 접은 뒤 유리창을 깨고 차문은 꺾어서 없앤다. 차 천장을 부순 후 차력사처럼 입으로 불을 뿜어 자동차에 불을 붙이면 폐차는 끝난다.

박씨는 "차 조립을 하는 반대 순서로 폐차한다"며 "30분이면 한 대는 너끈히 부순다"고 했다. 제주도에서 4남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박씨는 7살 때부터 어머니의 밭일을 도우며 리어카를 끌었다. 밭에서 만들어진 힘은 중학생 때 절정에 올랐다. 그는 "중1 때 3학년 선배들을 한 주먹에 날렸다"며 "힘이 좋아 폭력서클 가입을 강요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선배들의 압력에 시달리던 그는 결국 고향인 제주도를 떠나 서울로 왔다. 그는 서울 상록고 야간반에 다니며 낮에는 가죽 점퍼공장에서 일했다. 졸업 후 그는 경기도 구리시에 있는 자동차 정비공장에 취업했다.

박씨는 그곳에서 4년간 일하며 자동차 구조를 배웠다. 1993년에는 동생과 서울 오금동에 카센터를 차렸다. 그때부터 박씨의 '폐차 본능'이 깨어났다. "자동차 구조를 잘 아니 눈을 감고도 해체와 조립이 가능했어요. 망가진 차들이 있으면 실제 부수는 방식으로 자동차를 해체했죠."

박씨는 IMF 외환위기 때 카센터 문을 닫고 다시 자동차 정비공장을 전전하다 1999년 하남시에 생맥줏집을 차렸다.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이 되자 2006년엔 종합격투기에 입문했다. "TV에서 표도르가 나오는데 남성미가 풍기더군요. 더 나이 먹기 전에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천부적인 운동신경을 타고난 박씨는 체육관을 다닌 지 한 달 만에 격투기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지금까지 공권유술과 종합격투기 대회에서 30전 25승의 성적을 거뒀다. 그가 손 폐차를 하게 된 것도 체육관 관장의 추천 때문이었다.

별난 이야기를 방영하는 TV 프로그램에서 손으로 보닛을 부수는 사람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카센터를 하며 차의 여러 부분을 부숴봤던 박씨는 보란 듯이 차 한 대를 박살냈다. 그의 모습이 담긴 영상은 전파를 탔고 폐차하는 모습을 인터넷에 올리자는 사람도 등장했다.

유튜브에 떠 있는 영상도 국내 대기업에서 홍보용으로 촬영한 것이다. "보닛만 부수라고 했는데 차 한 대를 부수니 다들 깜짝 놀랐죠. 힘만으로는 안 되죠. 자동차 구조를 이용한 요령도 필요합니다."

박씨는 "힘자랑하는 거 아니냐는 비판이 있지만 격투기선수로서 차를 부술 정도로 세지는 게 내 목표"라고 했다. 그는 또 "김연아 선수나 박태환 선수의 훈련 과정은 '멋지다'고 인정받으면서 왜 격투기 선수들은 무식하다고 여기느냐"며 "자기를 극복한다는 측면에서는 같은 것"이라고 했다.

박씨는 어떻게 힘을 유지할까. 그는 "싱싱한 회와 시(詩) 짓기로 심신을 달랜다"고 했다. 단백질이 많아 근육에 좋은 회를 즐겨 먹고 인생에 대한 시를 쓰며 스트레스를 관리한다는 것이다. 박씨는 "힘도 마음속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무작정 힘으로만 하면 몸이 다친다"고 했다.

지금까지 박씨가 폐차시킨 것은 두 대뿐이지만 그는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날 한 번쯤 더 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박씨는 "버스나 1t트럭도 부술 수 있다"고 말했다. "승산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돼요. 자기 자신을 믿는 것만이 힘의 근원입니다." 그가 자신만만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