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자 제2연평해전 고 정병칠 제독(예비역 소장) 안장식 기사 중 21발의 조례포 내용이 있는데, 21발의 유래와 의미는 무엇인지요?

― 서울 관악구 독자 심성부씨

A : 신분에 따라 달라, 대통령이 21발

이위재·사회부 국방담당 기자

죽은 사람에 대한 애도와 조의를 표하기 위해 장례식 때 공포탄을 발사합니다. 이때 포(砲)나 총(銃)이 쓰이며 이를 조포(또는 조례포), 조총으로 부릅니다. 국립현충원에서는 포 대신 주로 총을 사용합니다. 발사 횟수는 조의를 표하는 대상의 신분에 따라 달라집니다. 국가원수는 21발, 국회의장·대법원장·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19발, 차관급 17발, 육해공 3군 참모총장이나 대장 19발, 중장 17발, 소장 15발, 준장 13발, 총영사나 대리 대사 11발입니다. 규정은 이렇지만 실제 현충원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약식으로 조총수 3명이 3발씩 9발을 쏘고 끝낸다고 합니다. 정 제독의 경우, 당시 기사 중 21발은 잘못 전해진 것이며 실제는 9발이 맞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시에는 정확하게 21발을 쐈습니다.

이 같은 발사 횟수는 예포(禮砲)도 같습니다. 의전행사에서 상대방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쏘는 예포 역시 신분에 따라 횟수가 다릅니다. 외국 귀빈도 국내 기준에 맞게 예포를 쏩니다. 외교통상부 자료 '재미있는 의전-예포(Cannon Salute)'에 따르면 예포는 싸움에서 이긴 쪽에 대한 경의와 무장 해제의 표시로 행한 중세시대 전통 의식에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영국은 처음에 함정에 싣는 포의 수가 7문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포 7발을 해군 예포로 쏘게 했습니다. 당시 화약은 질산나트륨으로 만들어져 습기가 차면 발사되기 어려웠기 때문에 해상에서보다는 육상에서 신속히 발사됐고, 따라서 해군이 7발을 쏠 때 육군은 21발을 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국가원수에 대한 21발 예포의 유래가 됐다고 합니다. 위스키 '로열살루트 21(Royal Salute 21)'은 21발 왕실 예포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모든 나라가 21발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아닙니다. 영국은 우리와 같이 21발이 기본이지만 왕실 구역에 해당하는 하이드파크에서 예포를 쏘면 총 41발, 왕실 기념일에 런던탑에서 예포를 쏠 경우 62발을 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