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만원권이 발행됐다. 10만원권도 발행한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세계 최고의 고액지폐는 과연 얼마짜리인지, 유통은 잘되고 있는지 등을 알고 싶다.
― 인천 계양구 독자 정지윤씨
A : 싱가포르의 1만 싱가포르달러짜리 지폐, 원화로 880여만원
한국은행은 지난달 23일 5만원권을 발행했습니다. 종전의 최고액권인 1만원권이 나온 1973년 이후 36년 만에 처음 나오는 고액권 지폐였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고액권은 1만 싱가포르달러짜리 지폐입니다. 1일 환율로 따지면 1만 싱가포르달러는 한국 원화로 881만4200원에 달합니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347만6000원이므로 우리 평균 월급의 2.53배가 지폐 한장인 셈이지요.
싱가포르통화청에 따르면, 작년에 발행된 1만 싱가포르달러 지폐는 11만장에 불과합니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50싱가포르달러 지폐가 작년에 5억8866만장이 발행된 것과 비교하면 아주 소량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0개국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각국의 최고액권 화폐 중에서 액면 숫자로 가장 높은 것은 헝가리의 2만 포린트권이었습니다. 2만 포린트는 원화로 따지면 12만4600원입니다.
미국은 100달러(12만7600원), 일본은 1만엔(13만2900원), 영국은 50파운드(10만5700원), 유럽연합은 500유로(89만9000원) 등이 그 나라의 최고액권입니다. OECD 국가 최고액권 중에서 원화로 따져 가장 가치가 높은 것은 1000스위스 프랑으로 117만9000원에 해당합니다.
극단적인 물가상승으로 화폐 가치가 폭락할 경우 통화당국이 액면 숫자가 극단적으로 높은 지폐를 발행하기도 합니다. 초(超)인플레이션을 겪었던 짐바브웨는 작년 100조 짐바브웨달러를 발행한 적이 있었지만, 이 지폐는 올해 2월 1조 짐바브웨달러를 1달러로 낮추는 통화개혁을 하면서 사라졌습니다. 1차대전 이후 초인플레이션을 겪었던 독일도 1923년 100조 마르크짜리 지폐를 발행한 적이 있습니다.
10만원권 발행문제는 한국은행이 지난 1월 공식적으로 발행 추진을 중지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