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고양 세계역도선수권대회를 앞둔 베이징올림픽 여자 역도 금메달리스트 장미란(고양시청)의 요즘 고민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몸, 두 번째는 마음에 관한 것이다.

최근 포천 전국역도선수권대회에서 올해 처음으로 공식 무대에 오르며 몸을 푼 '지구상에서 가장 힘센 여인'은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둔 상황에서의 고민을 토로했다.

우선 베이징올림픽 이전부터 발목을 잡고 있는 몸무게 문제다. 지난해 여자 역도 대표팀을 이끌었던 오승우 감독은 "장미란이 힘을 발휘하기에 가장 좋은 체중은 118kg"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포천 대회 때 몸무게 116kg으로 출전한 장미란은 "대회에 임박해서 1~2kg만 늘어주면 딱 좋은데, 늘 평소보다 1~2kg 빠져버린다"고 말했다. 역도 선수의 기록은 체중 1~2kg 변화에도 아주 민감하기 때문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문제다. 장미란이 대회 때 1kg이라도 늘리기 위해 힘겨운 야식 시간을 필수 일과로 넣는다는 건 잘 알려져 있지만, 살찌우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체중이 빠지는 이유 중 하나인 정신적 부담도 장미란의 고민이다.

장미란은 "한 해 한 해 갈 수록 운동이 더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회 당일에 조금 여유가 생기는 건 다행인데, 준비 과정에선 계속 신경이 곤두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훈련 외적인 것에 아예 신경을 안 쓰고 살 수는 없다. 다 내 핑계일 뿐"이라고 자조하기도 했다.

역도연맹 관계자들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신기록을 5차례나 세운 장미란으로선 고양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뭔가를 보여주지 못하면 안된다는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장미란이 외부 노출에 극히 민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른 데 정신을 팔다가 본업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기 싫기 때문이다.

역도연맹은 이런 장미란의 상황을 잘 알고 11월 전에 2개월 정도의 '고립 전지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안효작 역도연맹 전무는 "국내 1개월, 국외 1개월 정도는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곳에서 훈련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며 "올림픽 이후로 바깥 일에 신경쓰느라 마음이 너무 지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미란이 베이징올림픽 때의 기록(인상 140kg, 용상 186kg)을 뛰어넘을 거라는 기대는 여전하다. 안 전무는 "장미란이 연습 때는 인상 140kg, 용상 190kg까지 성공한 적이 있다. 11월까지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어가면 실전에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