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여고생 딸의 학교내 집단 따돌림과 폭력피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유족들이 딸의 노제를 15일 학교에서 치렀다.
지난 12일 전남 화순군 자신의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A양(17.여)의 운구차가 이날 오전 9시20분께 화순 모 고등학교 운동장에 도착했다.
A양이 생전에 뛰어놀던 운동장에는 같은 반 친구들과 교사들이 마중나와 A양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A양의 어머니 이모씨(46.여)는 운동장에서 진행된 노제에서 "OO야 엄마랑 학교왔다. 졸업식에 와야 하는데, 우리 예쁜딸 공부 잘해서 대학 간다고 매일 집에서 공부만 하더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노제는 유족의 헌와에 이어 같은 반 대표 학생과 교사의 헌화로 이어졌다.
하지만 학교 측이 다른 친구들은 어제 빈소에서 조문했다는 이유로 헌화를 막아 유족들의 항의를 받았다.
운동장에서 노제를 끝낸 유족은 A양의 영정을 들고 교실을 찾았다. A양의 책상에는 국화 세 송이가 놓인 채 서랍에 생전에 쓰던 교과서와 참고서 등이 그대로 있어 유족들은 또 한번 통곡했다.
어머니 이씨는 "얼마나 고통이 컸으면 엄마한테 말도 하지 못하고 그랬을까. 엄마가 사준 참고서 다 풀지도 못하고 가서 어떡하니"라며 A양의 학용품을 감싸안고 오열했다.
A양은 생전에 전교 2등을 할 정도로 학업 성적이 뛰어나 오열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주위를 더욱 숙연케 했다.
이날 노제에서 유족들은 A양이 평소 학업 성적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친구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폭력에 시달렸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또 유족들은 "딸의 사망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장례를 치르게 됐다"며 경찰 측에 정확한 사건 규명을 요구했다.
A양의 담임교사 노모씨(55)는 "A양의 성적이 우수하고 평소 얼굴 표정도 밝아 교우 관계도 원만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갑작스런 일이 발생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유족 측의 진술을 토대로 학교 관계자와 A양의 친구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