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속의 인물은 전문가들의 의견과 국민 여론조사 등을 거쳐 결정된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선정되기까지 철저한 검증을 거친다. 신사임당 영정이 들어간 오만원권 화폐가 오는 23일 발행된다. 강릉은 지역 출신인 신사임당과 그의 아들 이이까지 두 명이나 화폐인물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게 됐다. 강릉시가 이를 기념하는 '화폐인물 이야기 특별전'을 개최한다.
◆화폐인물이 한자리에
강릉시는 6월 23일부터 한 달 동안 오죽헌시립박물관에서 화폐인물 이야기 특별전을 갖는다.
신사임당의 영정이 그려진 오만원권 발행을 기념해 일상에서 사용하는 화폐 등장인물의 삶과 예술, 학문적 성취 등을 되새겨보자는 취지다.
또 화폐의 경제적 측면보다는 사회적 측면에서 화폐인물을 통해 우리의 문화와 생활양식을 엿보자는 의미도 담고 있다. 화폐 변천사를 전시해 화폐의 예술적 가치를 찾아보고 신사임당의 경우 여성의 삶이 역사에 기여하는 부분을 조명하자는 것도 행사를 기획한 이유다.
이번 특별전은 신사임당을 비롯해 세종대왕(만원), 이이(오천원), 이황(천원), 이순신(백원) 등 화폐인물 모두가 주인공이다.
신사임당 코너에는 영정과 초충도, 수묵화, 글씨, 한시 등이 선보이고 세종대왕도 유물과 함께 만원권의 변천사가 전시된다.
이이도 영정을 비롯해 수필인 격몽요결, 율곡벼루, 율곡전서, 오천원권 변천사 등을 볼 수 있다. 이황과 이순신도 유물과 화폐의 변천사 등을 볼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된다.
전시 유물은 세종대왕기념사업회, 고려대학교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현충사관리소, 고궁박물관 등의 도움을 받았다.
◆화폐에 강릉 출신이 두 명
강릉시는 새로 발행될 오만원권에 신사임당 영정이 들어가면서 이이와 함께 두 명의 화폐인물을 배출한 고장이 됐다.
이번 전시회는 특히 최고액권의 인물에 여성인 신사임당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신사임당의 삶과 예술세계를 살펴봄으로써 여성의 위상과 자긍심을 고취시킨다는 계획이다. 화폐인물이 남성의 전용물에서 탈피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도 집중 홍보할 예정이다.
강릉시는 "화폐인물에 강릉 출신이 두 명이나 있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 경축하는 행사로 계획했다"며 "시대를 대표하는 화폐 속 인물의 삶을 성찰하고 그들의 학문적 성취, 애국심, 예술적 업적 등을 살펴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만원권은 2006년 12월 국회에서 고액권 발행촉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2007년 5월 발행계획이 발표되고 전문가와 국민 여론조사 등을 거쳤다. 2009년 2월 도안이 공개됐으며 3월 제조에 착수해 5월 처음으로 완제품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