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서 사죄할 기회를 주자"
말 많은 롯데 정수근의 복귀 논란. 두산-롯데전이 열린 5일 잠실구장에 모인 친정팀과 소속팀 사령탑과 선수들에게서는 오직 한 목소리만 흘러나왔다. "잘못했지만 이제는 기회를 주자"는 견해가 전부였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복귀)해야지"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잘못을 야구장에서 플레이로 보답해야 하지 않겠느냐. 1년동안 떠나있었다. 야구선수가 야구를 해서 속죄해야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견해가 다른 분들도 있을 것이고, 다른 팀 선수지만 그래도 나한테는 야구 후배다.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취재진에게 특별 당부까지 한 뒤 자리를 떴다.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정수근 복귀 논란이 불필요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어떤 사람은 (복귀가) 이르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늦다고 한다. 나는 늦었다고 생각한다. 너무 오랫동안 야구를 못했다. 한 선수의 인생이 달려있는 문제"라며 "더이상 논쟁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제는 KBO가 결단을 내려야한다. 이도 저도 아닌 불확실한 상태(limbo)에서 벗어나야할 시점"이라며 조속한 결론을 촉구했다.
양 팀 선수들도 한 목소리였다. 롯데 주장 조성환과 강민호는 "오히려 너무 늦었다. 진작 했어야했다"고 입을 모았다. 조성환은 특히 "일단 유니폼을 입혀놓고 잘잘못을 가려야 한다. 만에 하나 또 그런 일이 또 벌어진다면 수근이가 야구를 그만두든 분명한 책임을 져야한다. 수근이 입장에서는 기한이 정해진 임의탈퇴보다 현재의 기약없는 상태가 훨씬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오히려 임의탈퇴였다면 예상하고 준비라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롯데 구단에 대한 일부 비난에 대해 차분하게 반대논리를 제시했다. 두산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던 홍성흔은 "여러 차례 통화했는데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두산 선수들도 마찬가지. 주장 김동주는 "처자식이 있는 선수다. 당연히 돌아와야 한다. 더 길어지면 야구를 못할 수도 있다. 야구장에서 속죄할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두산 투수 최고참 김선우 역시 "잘못했지만 야구선수가 그렇게 오래 야구장을 떠나있으면 어떻게 하느냐"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복귀를 희망했다. 친정과 소속팀원 모두의 복귀 염원. 이제 정수근이 그라운드에서 답할 일만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