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방한한 미국 정부 대표단을 보니, 단장은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이고, 구성원에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차관도 포함돼 있습니다. 우리 정부의 직제에는 없는 '부장관'은 '차관'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혹 부장관은 미 국무부에만 있는 직책인가요? 그렇다면 미 국무부에는 차관은 없나요? 미국의 다른 부처에도 부장관 직책이 있는지요.

― 심윤선·서울 강서구

김민구 국제부 기자

A: 미국 부장관은 우리나라 장관과 차관의 중간적 직위

미국은 국무부·재무부·국방부 등 주요 부처에 부(副)장관(Deputy Secretary)이라는 직책을 따로 둡니다. 장관을 보좌하는 2인자라는 점에선 우리나라의 차관(次官)과 같지만, 정부 내에서의 위상은 차관보다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 국무부 웹사이트는 스타인버그(Steinberg) 부장관의 직책에 대해 "국무부의 2인자, 국무장관의 제1 대리인(principal deputy)이자 조언가, 분신(分身·alter ego)으로, 국무장관 부재(不在) 시 권한을 대행한다"고 설명합니다. 국무부에는 스타인버그 이외에 부장관이 한명 더 있습니다. 부장관은 원칙적으로 해당 부처 전체의 조직과 업무를 관장할 권한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차관은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돼, 실무 관료의 성격이 강합니다. 반면에 미국의 부장관은 의회의 승인을 받아 임명되는 정치적인 자리로, 장관에 대해 상대적 독립성을 가지고 의회에 직접 보고를 하기도 합니다.

미국도 전에는 차관(Under Secretary)이 장관 바로 아래의 2인자였지만,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72년 직제 개편으로 부장관직이 생겨났습니다. 이에 따라 차관은 보다 구체적 분야를 담당하는 역할로 조정됐습니다. 미 국무부에는 정무(政務), 경제·에너지, 군축 등의 6개 분야를 담당하는 차관들이 있습니다.

함께 방한한 스튜어트 레비(Levey) 미 재무부 차관은 테러리즘·금융정보 담당입니다. 그는 대북 금융 제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 재무부엔 모두 4명의 분야별 차관이 있습니다. 미 행정부에선 또 차관 아래에 차관보(Assistant Secretary) 직책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