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클럽인 맨유와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유럽챔피언스리그 2008~2009시즌 결승전은 왜 이탈리아 로마에서 벌어질까.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홈 앤 어웨이' 방식이 아닌 단판 승부다. 월드컵이나 유로 대회와 마찬가지로 결승전 개최 장소가 미리 정해져 있기 때문에 결승 진출팀과 아무 상관이 없다.

장소가 제3국이 될 수 있고, 결승 진출 클럽이 속한 국가의 경기장이 될 수도 있다.

공교롭게 최근 10여년 동안 결승전은 제3국에서 벌어졌다.

하지만 1996~1997시즌 결승전은 결승에 오른 클럽의 국가에서 벌어졌다. 독일 분데스리가 소속인 보르시아 도르트문트는 독일 뮌헨 올림피아 스타디온에서 벌어진 유벤투스(이탈리아)와의 결승전에서 자국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속에 3대1로 승리, 정상에 올랐다.

UEFA(유럽축구연맹)는 2006년 10월 4일(현지시각) 슬로베니아 류블레나에서 집행위원회를 열어 2007~2008시즌과 2008~2009시즌 결승전 개최 장소를 결정했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2007~2008시즌 결승전은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 2008~2009시즌 결승전은 로마 스타디오 올림피코(Stadio Olimpico)가 유치에 성공했다.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결승전이 열리는 것은 1977년과 1984년, 1996년 이어 이번이 네번째다.

1936년 개장한 스타디오 올림피코는 축구 전용구장이 아닌 종합경기장이다. 수차례 개보수가 이뤄졌으며 지난해 현재의 7만2689석 규모로 새단장했다. 스타디오 올림피코는 수 많은 국제 스포츠 행사가 열린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1960년 로마올림픽을 비롯, 1987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990년 월드컵이 열렸다.

현재 이탈리아 세리에A의 최대 라이벌 AS 로마와 라치오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결승전을 유치하려면 까다로운 자격조건을 갖춰야하는 것은 물론, UEFA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우선 UEFA로부터 5성급(5-star rating) 경기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5성급 판정을 받기 위한 조건은 다음과 같다.

경기장 규격은 105x68m, 5만명 이상이 관전할 수 있는 등받이 관중석이 있어야 한다. 18대 이상의 TV 카메라 설치 공간과 골대와 관중석 사이에 최소 150명의 사진기자들이 동시에 촬영할 수 있는 공간, 1400럭스(lux)의 메인 조명, 정전 대비용 전원시설을 구비해야 한다.

UEFA 관계자와 대회 참석자들을 위해 최소 1000개의 5성급 호텔방이 있어야 한다.

교통시설도 빼놓을 수 없다. 정기 항공 노선 외에 하루 60대의 전세기를 처리할 수 있는 공항이 필수 조건이다. 장애인 관중과 동반자를 위한 50석 이상의 전용좌석과 경기장 안팎을 감시할 수 있는 감시카메라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유럽에는 스타디오 올림피코와 산시로(이상 이탈리아), 올드 트래포드, 뉴 웸블리 구장(이상 잉글랜드), 누 캄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이상 스페인), 알리안츠 아레나, 베를린 올림피아 스타디온(이상 독일) 등 13개국에 27개의 5성급 경기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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