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23일 63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노 전 대통령을 비롯, 한국의 전직 대통령들은 하야와 시해, 검찰 수사 등 수난을 겪어 왔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에서도 뇌물을 준 기업인 등이 자살하는 경우는 있어도 유명 정치인들이 자살하는 사례는 드문 편.

고위직에 있던 정치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 1993년 권총 자살한 피에르 베레고부아 프랑스 전 총리가 있다.

가난한 노동자 집안 출신으로 재무장관에 이어 총리까지 올랐던 베레고부아 전 총리는 고(故) 프랑수와 미테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

베레고부아 전 총리는 1986년 100만프랑(당시 환율로 약 1억5000만원)을 기업을 하던 한 친구에게서 무이자로 빌려 아파트를 샀다는 사실이 `카나르 앙셰네`란 주간지를 통해 보도되면서 비리 정치인 취급을 받았다. 그는 "빌린 돈에 대해 적법한 세금을 물었고 모두 갚았다"고 해명했지만 부패 정치인 추문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1992년 4월부터 1993년 3월말 집권 사회당이 총선에서 참패할 때까지 1년 간 총리직을 맡아 왔던 그는 극단적인 참패와 함께 자신의 도덕성이 흠집난 데 괴로워하다 산책 중 경호원의 권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쏴 목숨을 끊었다.

그는 1993년 5월1일 노동절에 자살했다. 총리에서 물러난 지 한 달 만이었다. 프랑스 여론은 자살 소식 이후 동정론으로 몰려갔다.

미국에선 빌 클린턴 정부 시절인 1993년 대통령 부부와 관련한 `화이트워터 게이트` 스캔들이 급하게 번지게 한 것이 관련 정치인의 자살 사건이었다. 화이트워터 세금환급 자료를 관리하던 빈센트 포스터 백악관 자문위원이 자살한 것.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칸소 주지사 시절이었던 1978년 오랜 친구이자 정치적 후원자인 짐 맥두걸과 함께 이 지역 개발을 위해 택지를 구입하고 이듬해 `화이트워터`란 부동산 개발회사를 함께 차렸다.

이후 맥두걸은 클린턴과 계속해서 관계를 맺었고,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직권을 남용해 거액을 대출받았다는 사실이 1992년 대선 당시 뉴욕타임스(NYT)에 의해 보도됐지만 당시엔 파장이 크지 않았다.

그러다 대통령 당선 이후 관련 서류를 보관했던 힐러리 클린턴의 동료 변호사 포스터가 의문의 자살을 하면서 대통령 부부가 청문회까지 나오게 되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 번진 바 있다.

위르겐 묄레만 전 독일 부총리는 2003년 6월 스카이 다이빙을 하던 중 추락사했다.

묄레만 전 부총리의 주낙하산이 정상적으로 펴졌지만 이후 갑자기 몸에서 이탈됐으며, 보조 낙하선도 펴지지 않아 결국 추락, 사망했다.

사망 1시간 여 전 독일 하원에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아 왔던 묄레만 전 총리에 대한 면책특권 박탈이 가격됐으며, 이에따라 묄레만 전 총리는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해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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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윤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