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검찰소환>입술 꼭 다문 노 전 대통령

'포괄적 뇌물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검찰 안팎에서는 재임시절부터 이어진 검찰과 노 전 대통령의 악연이 회자되고 있다.

다음은 노 전 대통령의 취임 초기부터 퇴임 후 소환에 이르기까지 검찰과의 주요 갈등에 대한 일지.

▲2003년 2월27일 = 노무현 대통령, 당시 김각영 검찰총장(사시 13회)보다 11회 후배인 판사 출신 강금실 법무부 장관 임명 ▲3월9일 = 노 대통령, 인사 반발와 관련 평검사 40명과 '전국 검사와의 대화' 개최 - 검사들의 강력 반발에 노 대통령 "이쯤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 발언

▲3월11일 = '서열파괴' 검사장급 인사단행 - 유창용(사시 14회) 서울지검장을 대검 마약부장으로, 정상영 법무부 기획관리실장을 법무차관으로 승진하는 등 사시 17회 중용

▲10월22일 = 청와대와 법무부 장관의 우려 속에서 검찰이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 전격 구속 - 구속을 지휘했던 박만 3차장 검사는 검사장 승진에 2번 탈락, 사표 제출

▲10월28일 =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 출범, 검찰이 반발하는 공판중심주의 본격 논의

▲2003년 9월~2004년 5월 = 대검 중수부,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최도술, 안희정, 어택수, 강금원 등 노 대통령 측근 구속

▲2004년 3월11일 = 노 대통령, 검찰 수사 진행 중임에도 "불법 대선자금 한나라당 1/10 넘으면 대통령직 사퇴할 것" 발언

▲2004년 3월 = 노 대통령, TV를 통해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이 노건평씨에게 인사 청탁 명목으로 3000만 원을 건넨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은 것과 관련 "대우건설 사장처럼 성공한 분이 시골에 있는 별볼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발언

= 남 전 사장, 당시 TV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본 직후 한강에 투신자살

▲3월29일 = 법무부, 탄핵반대 촛불집회 주최자 체포영장 청구 방침을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 조사 착수 방침 밝힘, 송광수 총장 "나를 직접 조사하라" 발언

▲6월14일 = 대선 자금 수사 이후 청와대와 법무부를 중심으로 대검 중수부 폐지론 제기되자 송 총장 "내 목을 쳐라" 발언 - 청와대의 강한 질책과 강금실 장관의 중재로 무마

▲9월 = 검·경 수사권 조정위원회 발촉 - 노 대통령 공약 사항 중 하나, 검찰이 먼저 제의한 형태지만 청와대 주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

▲2005년 1월18일 = 대통령 산하 사법개혁추진위원회 출범 - 이해찬 총리와 한승헌 변호사를 공동위원장으로 사법개혁추진위원회에서 마련한 건의안을 토대로 사법개혁 추진 시작

▲4월15일 = 사법개혁추진위원회, 형사소송법 개정안 초안 마련 - 검찰이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 증거능력을 부인하고 법정에서 검사의 피고인 심문을 금지하는 내용 포함

▲4월21일 = 노 대통령, 법무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형소법 개정 관련 "검찰은 제도 이상의 권력을 내놓아야 한다" 발언

▲4월27일 = 검찰, 형소법 개정 관련 긴급 수도권지역 검사장회의 개최 - 사법개혁추진위원회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조직적 대응 시작

▲5월6일 = 청와대 김만수 대변인은 형소법 개정 문제에 대해 평검사들이 집단행동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집단행동에 대한 대응은 법과 원칙에 의해 처리돼야 할 것"이라는 노 대통령의 뜻을 전함

▲2006년 2월2일 = 노 대통령 "검찰은 남의 계좌를 들여다 보지만 자기 계좌는 안 들여다보는 유일한 조직이다. 그래서 공직부패수사처를 만들고자 한다. 견제가 필요하다는 거다" 발언

▲2006년 12월 = 이재순 청와대 사정비서관, 제이유그룹 납품업자와 불법 거래 의혹받자 사직서 제출

▲2007년 2월6일 = 제이유그룹 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동부지검, 지난해 9월22일 이 그룹 전 간부인 김모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전 비서관을 제이유 측 로비스트로 의혹을 받고 있는 강모씨와 연관시키기 위해 김씨에게 거짓 진술을 요구했다는 의혹 제기

▲2월28일 = 대검찰청 감찰부, 수사팀이 피의자에게 혐의 인정을 요구하며 별건 내사자료를 책상 위에 올려 압박한 사실 밝혀냄. 그러나 이 전 비서관 수사와 관련, 검사의 조사방법이 부적절하긴 했지만 불법수사는 없었다고 결론.

▲3월13일 = 노 대통령, JU사건 관련 이 전 비서관이 무혐의받은 것에 대해 "정권이든 대통령이든 겨냥하는 것 좋다. 그러나 합법적으로 하라", "검찰을 괘씸죄로 다루지는 않겠다"라며 검찰에 불신감 표출

=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검찰 내부에는 청와대를 조지면 영웅이 된다는 말이 있다"면서 "이는 국가 기강의 문제 아닌가" 발언

▲4월1일 = 이 비서관 검찰 복직,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발령

▲2008년 2월25일 = 노 대통령 퇴임

▲2009년 3월14일 =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박연차 회장 정관계 로비의혹 수사 본격화

▲4월7일 = 노 전 대통령, 박 회장-권양숙 여사 돈거래 시인…사과문 발표

▲4월10일 =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노 전 대통령 조카사위 연철호씨 체포

▲4월11일 =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노 전 대통령 아내 권양숙 여사 비공개 소환

▲4월12일 =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노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 첫 소환

▲4월30일 =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노 전 대통령 소환…권 여사 추가소환 계획 발표

▲5월11일 =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노 전 대통령 딸 정연씨 부부 소환

▲5월23일 = 노 전 대통령, 봉하마을 사저 뒷산서 투신·사망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