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성룡.

70년대 홍콩에서 온 스턴트맨의 출연료는 1만5000원이었다. 자주 부러지고 다쳤지만 "못하겠다"는 말은 안 하던 청년이었다. 3년 반 동안 홍콩 청년은 명동에서 장발 단속에도 걸려봤고, 여자 친구도 생겼다.

청년은 이제 1년에 약 750억원을 버는 할리우드 톱스타가 됐다. 성룡(55)이다. 그래도 그의 마음은 여전히 한국을 떠나지 않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육개장, 김치찌개, 자장면", "한국은 제2의 고향"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그가 21일 경남 통영을 찾아 아이들과 2박3일의 일정을 보낸다.

이번 성룡의 자선행사에 초대되는 이들은 통영, 해남, 강릉 등 전국의 결손 가정과 보육원 아동 101명. 성룡의 한국대행사인 잭키찬코리아의 이미선 대표는 "첫날에는 아이들과 축구와 줄다리기, 박 터트리기, 불꽃놀이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둘째날은 '환경의 날'로 정해 바닷가에서 쓰레기를 줍고 자전거를 타고 놀 예정"이라며 "성룡이 예전에 '나 혼자 쓰레기를 치우면 20년이 걸리겠지만, 시민들이 동참하면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어 '환경의 날'을 따로 정했다"고 말했다. 4년 전 통영홍보대사로 임명된 성룡은 아이들에게 장학금과 자전거를 선물할 예정이다.

성룡이 이번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다. 성룡은 내년 6월까지 영화 촬영 스케줄이 꽉 차 있지만, "한국 아이들과 축구공 한번 마음껏 다시 차보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여러 번 전해 왔다고 한다.

연초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죽을 때 통장에 단 한 푼도 남기지 않고 사회에 돌려주겠다"고 재차 다짐했던 '기부 천사' 성룡. 그는 정말 실천하고 있었다.